프랑스 알프스에서 열리는 엠브룅맨(Embrunman)은 유럽에서 가장 극적인 철인3종 레이스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이 레이스의 수영 구간에서 한 선수가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벨기에 선수 조렌 티스(Joren Thys)는 출발 신호와 함께 물속으로 뛰어든 지 불과 200m도 채 지나지 않아 강한 충격을 받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누군가의 발이나 손이 그의 머리를 강타한 것입니다. 정신을 잃은 티스는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물을 삼키며 허우적댔습니다. 하지만 레이스 조직위는 그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아무도 나를 구하지 않았다"
티스는 이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 200m 안에 강한 타격을 받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아무도 내가 익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을 땐 공황 상태로 물을 삼키고 있더군요. 간신히 스스로 기슭까지 헤엄쳐 나왔고, 구급대원이 한 시간 넘게 내 상태를 지켜봤습니다."
그는 자신이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만약 조금만 더 늦게 정신을 차렸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매스 스타트의 위험성
이 사고는 철인3종 수영 구간의 전형적인 위험 요소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수백 명의 선수가 동시에 물속으로 뛰어드는 매스 스타트(mass start) 방식에서는 주변 선수의 발차기나 팔 스트로크에 의한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알프 뒤에즈(Alpe d'Huez) 트라이애슬론은 2024년에 이미 전통적인 매스 스타트에서 롤링 스타트(rolling start)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선수들이 시간차를 두고 출발하도록 해 수중 혼잡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죠.
우리 레이스의 안전은 괜찮을까
티스의 사례는 국내 철인3종 관계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국내에서도 매년 여러 차례 철인3종 대회가 열리며, 특히 스프린트·올림픽 디스턴스의 매스 스타트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수영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들만 출전하더라도, 실제 레이스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8월 19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거제 해양스포츠제전 철인3종 경기가 전격 취소되기도 했습니다(관련 기사). 안전 문제는 날씨뿐 아니라 수영 구간의 인프라와 인력 배치에도 해당됩니다.
안전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
- 구조 인력의 배치: 수영 구간에 카약·패들보드를 타는 구조요원을 촘촘히 배치해 선수 한 명 한 명을 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 매스 스타트 대안 검토: 참가 규모가 큰 대회는 롤링 스타트나 웨이브 스타트 도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안전 교육 및 인증: 출전자 전원이 수영 테스트 외에도 수중 충돌 대처법을 숙지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논의할 만합니다.
조렌 티스는 말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이유로 화가 난 게 아닙니다. 이런 대규모 매스 스타트에서 선수 안전을 철저히 재검토할 때가 왔다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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