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훈련을 마치고 기록 앱을 열어 보면 "수영 45분, 자전거 2시간, 러닝 50분" 같은 숫자만 남는다. 그런데 이번 주는 지난주보다 정말 많이 훈련한 걸까? 자전거만 3시간 탄 날과 수영 1시간에 러닝 40분을 더한 날, 어느 쪽이 몸에 더 큰 부하를 남겼을까? 운동 시간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의 코치와 선수들은 훈련의 양과 강도를 하나의 숫자로 환산해 기록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선 도구가 트레이닝피크스(TrainingPeaks)이고, 핵심 지표가 TSS·CTL·ATL·TSB다. 이 글에서는 이 네 지표가 무엇을 뜻하는지, 가민 워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국내에서 쓰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무료 대안은 무엇인지 순서대로 풀어 본다. 숫자가 익숙해지면 "오늘 훈련이 몸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가 훨씬 또렷하게 보인다.

하루 훈련에 점수를 매기는 TSS

  • 정의: TSS(Training Stress Score, 훈련 스트레스 점수)는 운동 강도와 시간을 합쳐 한 번의 훈련이 몸에 준 부하를 점수 하나로 나타낸 값이다. 원래 자전거 파워 측정 체계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수영과 러닝에도 심박·페이스 기반의 유사한 점수가 계산된다.
  • 기준: "1시간 한계 강도"(FTP)로 1시간을 꾸준히 탄 경우를 100점으로 본다. 2시간을 절반 강도로 타도 대략 100점이다. 거리와 종목이 달라도 '부하'라는 공통 화폐로 비교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 감각 잡기: 하루 100점 안팎이면 충실한 훈련이고, 200점이 넘으면 "오늘은 정말 세게 몰아쳤다"고 기억할 만한 날이다. 반대로 50점 미만은 회복·기초 훈련에 가깝다.
  • 파워미터가 없어도 심박만으로 어느 정도 추정되므로, 워치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다.

CTL·ATL·TSB — 쌓임과 피로의 방정식

TSS가 하루치라면, CTL·ATL·TSB는 TSS의 흐름을 시계열로 바라보는 장기 지표다. 트레이닝피크스에서는 성과 관리 차트(PMC)로 그려진다.

  • CTL(만성 훈련 부하, 피트니스): 최근 약 42일간 훈련 부하의 가중 평균이다. 천천히 올라가고 천천히 내려오는 '기초 체력' 곡선으로, 흔히 훈련 상태의 피트니스로 표시된다.
  • ATL(급성 훈련 부하, 피로): 최근 약 7일의 가중 평균이다. 강훈련을 몰아서 하면 치솟고, 쉬면 빠르게 내려오는 '피로' 곡선이다.
  • TSB(훈련 균형, 컨디션) = CTL − ATL. 크게 마이너스면 최근 피로가 체력보다 앞선 상태, 플러스로 돌아서면 회복된 상태다. 대회 전에는 훈련량을 줄이는 테이퍼 기간을 두고 TSB를 플러스로 끌어올려 '가장 잘 회복된 몸'으로 출발선에 서는 것이 정석이다.
  • 비유하자면 CTL은 저축액, ATL은 최근 카드 사용액, TSB는 당장 쓸 수 있는 현금 같은 개념이다. 저축이 커도 사용액이 더 크면 현금은 마이너스가 된다.
지표 한국어 풀이 기준 기간 의미
TSS 훈련 스트레스 점수 하루 단위 한 번의 훈련 부하(강도×시간)
CTL 만성 훈련 부하 약 42일 오랜 훈련이 쌓은 체력(피트니스)
ATL 급성 훈련 부하 약 7일 최근 훈련이 남긴 피로
TSB 훈련 균형 CTL − ATL 컨디션. 음수면 피로가 우위

주의할 점도 있다. CTL은 일주일에 5~8포인트씩 천천히 올리는 것이 무난하다고 알려져 있다. 갑자기 10포인트 이상 치솟게 훈련량을 늘리면 부상과 과훈련 위험이 커지므로, 차트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 한 주는 확실히 쉬어 주는 편이 좋다.

어디서 확인하나 — 트레이닝피크스와 가민

  • 트레이닝피크스는 전 세계 코치와 선수 사이에서 훈련 계획을 주고받는 사실상의 표준 플랫폼이다. 무료 기본 계정(Basic)만으로도 가민·와후 등 기기와 연동해 운동 기록을 모으고, 코치가 짠 계획을 받아 볼 수 있다. 심화 분석(PMC 차트, 장기 계획)은 유료 프리미엄에서 열린다.
  • 가민 연동: 트레이닝피크스 계정과 가민 커넥트를 연결하면 두 가지가 자동으로 움직인다. 첫째, 워치로 마친 운동 기록이 트레이닝피크스에 쌓인다. 둘째, 트레이닝피크스 캘린더에 들어 있는 구조화 워크아웃(예: "존2 20분 + 인터벌 8회")이 워치 화면에 그대로 전송되어, 수영장에서도 워치가 구간을 안내한다.
  • 참고로 가민 커넥트 자체에도 피트니스·피로·부하 상태를 보여 주는 지표가 무료로 내장되어 있어, 트레이닝피크스가 없어도 비슷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 덧붙이면 2026년 7월, 가민이 트레이닝피크스와 트레인히로익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당분간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장기적으로 가민 생태계와의 통합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 쓰려면 — 요금제와 한글화

  • 공식 한국어 미지원: 앱과 웹 모두 영어가 기본이다. 일본어·프랑스어 등은 지원하지만 한국어는 아직 없다. 다행히 지표 이름(TSS 등)은 영어 그대로 쓰기 때문에, 핵심 용어만 익숙해지면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
  • 요금제: 기본 계정은 무료다. 프리미엄은 월 19.95달러(약 3만 원) 또는 연 134.99달러(약 18만 원)이며, 연간 결제가 월 기준 약 1만 1천 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14일 무료 체험 후 결제할 수 있고, 달러 결제라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가 필요하다.
  • 국내 사정: 국내에서도 코치와 선수 사이에 훈련 계획 공유 도구로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민 워치가 널리 보급되어 있어 워치만 있으면 시작 장벽은 낮은 편이다.
구분 가격 심화 차트 코치 계획 가민 연동 한국어
트레이닝피크스 Basic 무료 제한적 받기만 가능 지원 미지원
트레이닝피크스 Premium 월 약 3만 원·연 약 18만 원 전체 지원 지원 미지원
Intervals.icu 무료(후원 선택) 전체 직접 작성 지원 미지원
가민 커넥트 무료 유사 지표 직접 작성 기본 기능 지원

무료로 시작하는 세 가지 방법

  • 가민 커넥트만 쓰기: 워치가 있다면 지금 당장 훈련 상태(피트니스·피로·부하)를 볼 수 있다. 비용은 0원이다.
  • Intervals.icu(인터벌스.아이씨유): 가민·코로스·와후·수운토 계정과 자동 연동되는 분석 플랫폼으로, TSS·CTL·ATL·TSB 차트와 구간 분석, 시즌 계획을 무료로 쓸 수 있다. 구조화 워크아웃을 워치로 보내는 기능도 무료다. 후원(서포터) 요금제는 선택 사항이다.
  • 트레이닝피크스 기본 계정: 코치의 지도를 받거나 마켓플레이스의 훈련 계획을 이용해 보고 싶을 때 가입하면 된다. 코치가 계획을 올려 주면 기본 계정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추천 순서를 정리하면 "가민 커넥트로 2~4주 기록 쌓기 → Intervals.icu로 지표 눈에 익히기 → 코치와 본격적으로 훈련할 때 트레이닝피크스 프리미엄" 정도가 무난하다.

숫자는 결국 추정치다. 같은 TSS 100이라도 잠을 못 잔 날과 푹 잔 날의 실제 부하는 다르다. 차트에만 갇히지 말고 몸의 신호(피로감·안정 시 심박·수면)와 함께 읽어야 한다. 그래도 "오늘 80점, 이번 주 CTL이 2포인트 올랐다"는 기록이 몇 달 쌓이면, 훈련은 더 이상 감각에만 의존하는 막연한 노력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계획이 된다. 이번 주 일요일, 일주일치 운동 기록을 한번 숫자로 바꿔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