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대회를 처음 찾는 분은 풀코스 마라톤이 가장 인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릅니다. 전 세계에서 참가자가 가장 많은 종목은 10km와 10마일, 그러니까 16km 대회예요.
빠른 사람은 30분 남짓, 늦은 사람도 1시간이면 달릴 수 있는 거리라, 달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볍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죠.
왜 10km가 가장 인기 있을까
10km가 사랑받는 이유는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풀코스는 몇 달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10km는 몇 주의 준비로도 완주할 수 있어요. 훈련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직장인에게도 현실적인 거리입니다.
여기에 축제 같은 분위기도 한몫합니다. 기록을 다투는 선수와 완주를 즐기는 참가자가 같은 코스를 달릴 수 있어, 대회가 경쟁이 아니라 축제가 됩니다.
10km는 기록을 재는 데에도 알맞은 거리입니다. 5km보다 지구력이 필요하고 풀코스보다 부담이 적어, 지금의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어 줍니다. 훈련이 제대로 쌓였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10km 대회 기록만큼 솔직한 지표도 드물어요.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도 10km 안팎
미국에서 가장 참가자가 많은 대회는 12km 종목입니다. 1999년에 5만 3천여 명이 참가했고, 1986년에는 10만 5천여 명이 몰려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어요. 이 대회에는 일반 주자는 물론 유모차를 끌고 나온 사람, 가장행렬, 축제 분위기의 참가자까지 어우러집니다.
미국의 참가자 수 상위 대회를 보면 상위 다섯 개가 모두 5km에서 12km 사이 종목이에요. 뉴욕, 시카고 같은 대도시 마라톤이 순위에 오르지만, 참가자 수만 보면 짧은 거리 대회가 앞섭니다.
한국에서도 10km가 가장 많아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2001년 서울마라톤에서는 총 1만 2천여 명 가운데 10km 참가자가 3,900여 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같은 해 이전 열린 춘천마라톤도 1만 6천여 명 중 7천 1백여 명이 10km에 참가했습니다. 10km 종목이 있는 대부분의 대회에서 비슷한 분포가 나타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전체 달리기 인구 약 7백만 명 가운데 풀코스를 뛰는 사람은 9만 명 안팎으로 2%에 못 미칩니다. 대부분은 10km 안팎 거리를 중심으로 대회에 참가해요.
10km는 철인3종과 어떻게 연결될까
철인3종을 즐기는 분에게 10km는 특히 익숙한 거리입니다. 올림픽 거리 철인3종의 달리기 구간이 바로 10km이기 때문이에요. 수영 1.5km, 자전거 40km를 마친 뒤 달리는 마지막 10km는 기록을 좌우하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10km 대회는 철인3종 러너가 달리기 감각과 페이스 감각을 점검하는 훈련장이 되어 줍니다. 스프린트 거리 철인3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5km 대회가 더 가깝고, 올림픽 거리를 노린다면 10km 대회가 좋은 연습이 돼요.
첫 10km 대회, 이렇게 준비하세요
처음 도전한다면 8주에서 10주 정도를 잡으세요. 주 3회 달리기를 기준으로, 주중에는 30분 안팎의 편안한 달리기와 짧은 인터벌을 하고 주말에는 거리를 조금씩 늘려 가면 됩니다.
대회 1주 전에는 훈련량을 줄이고 잠을 충분히 자세요. 대회 당일에는 초반에 오버페이스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 1km를 계획보다 느리게 출발하면 마지막 2km에서 힘이 남아 있어요. 출발 전에 화장실과 물 보급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면 당일의 불안이 크게 줄어듭니다.
대회 전날에는 무리한 훈련을 피하고 탄수화물 위주로 식사하세요. 당일 아침에는 평소 먹던 음식을 소량만 먹는 편이 좋습니다. 낯선 음식을 먹으면 배탈로 대회를 망칠 수 있어요.
부담 없는 거리에서 시작해 보세요
10km는 도전과 즐거움 사이의 균형이 좋은 거리입니다. 풀코스가 부담스러운 분, 처음 대회에 나서는 분에게 가장 좋은 출발점이에요. 다음 국내 대회 일정에서 10km 종목을 찾아 신청해 보세요. 가볍게 시작한 10km가 어느새 더 먼 거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함께 달릴 사람이 있다면 더 좋습니다. 함께 준비하면 훈련을 빠뜨리지 않게 되고, 당일의 긴장도 절반으로 줄어요. 먼저 신청한 뒤 훈련 계획을 세우면 미루는 일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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