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주 3일만 뛰어도 될까 — '세 번의 달리기'를 설계하는 법

가을 마라톤을 목표로 훈련 계획을 검색하면, 대부분의 플랜이 주 5~6일 달리기를 요구합니다. 출퇴근과 육아, 야근 사이에 그걸 소화하려니 첫 주부터 지칩니다. 저도 주 6일 플랜을 따라가다 무릎 통증으로 두 달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물리치료사 레이 페랄타(Ray Peralta)는 "마라톤 준비에 달리기는 주 3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내원하는 러너 대부분이 과사용 부상이었고, 공통점은 거의 매일 뛰는 플랜이었다는 것. 그는 수백 명의 러너를 주 3일 방식으로 코칭해 보스턴 퀄리파이어(BQ)와 서브 3 주자도 배출했습니다. 이번 글은 '적게, 그러나 똑똑하게' 달리는 주 3일 마라톤 훈련의 설계법입니다.

왜 주 3일인가 — 회복이 곧 적응이다

달리기 적응은 달리는 중이 아니라 쉬는 사이에 일어납니다. 페랄타가 치료실에서 본 러너들은 주 5일 이상을 뛰면서 정작 회복일이 없었습니다. "피로가 쌓인 채 훈련을 이어가니 무릎 통증, 신스플린트 같은 과사용 부상이 계속됐다"는 것이 그의 진단입니다. 그를 주 3일 방식으로 바꾸자 부상이 거의 사라졌고, 에너지가 살아나며 런 자체를 즐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데이터도 있습니다: 2005년 퍼스트(FIRST) 프로그램 연구에서 주 3일 훈련 그룹은 VO2max가 5.4%, 젖산역치 스피드가 5.6% 개선됐습니다. 마라톤 기록을 결정짓는 두 지표가 모두 올라간 셈입니다.
  • 횟수보다 총량: 다만 '적게 뛴다'가 '너무 적게 뛴다'를 의미하면 안 됩니다. 마라톤 러너 연구에서 주 30km 미만 그룹은 30~60km 그룹 대비 부상 위험이 약 2배 높았습니다. 주 3일이어도 주간 총량은 유지해야 합니다.

세 번의 달리기, 각자 임무가 다르다

주 3일 플랜의 핵심은 세 번 모두 '목적이 있는 훈련'이라는 점입니다. 그냥 마일리지를 채우는 런이 아니라, 각각이 다른 적응을 만듭니다. 경험과 목표에 따라 구성이 달라집니다.

  • 초급자: 이지 런(또는 런/워크) 3회. 일단 달리는 습관과 기초 체력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 중급자: 이지 런 1회 + 템포 런 1회 + 롱런 1회. 템포는 30~45분을 꾸준히 '편안하게 힘든' 강도로 유지합니다.
  • 상급자·기록형: 인터벌 1회 + 템포 런 1회 + 롱런 1회. 속도와 지구력을 동시에 끌어올립니다.

이지 런과 롱런 — '거의 너무 쉽게'의 과학

주 3일 플랜에서 주간 마일리지의 약 80%는 이지 강도로 달립니다. 쉽게 달리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최대심박의 70% 미만, 10점 만점 자각도(RPE)로 4 이하의 페이스는 미토콘드리아 밀도를 높이고, 몸이 지방을 연료로 쓰는 능력을 키우며, 젖산 제거를 도와줍니다. 힘들게 달리는 것보다 이 '느린 달리기'가 마라톤 지구력의 뼈대를 만듭니다. 페랄타도 초급자에게는 3회 모두 이지 런부터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 롱런의 역할: 주 3일 플랜에서 롱런은 한 주 훈련량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메리어트 프로젝트의 벤 로사리오 코치는 "롱런은 심장이 한 번 박동으로 더 많은 혈액을 보내는 법을 가르치고, 서근섬유와 모세혈관·미토콘드리아 성장을 자극한다"고 설명합니다. 30km 이후에도 페이스가 무너지지 않는 몸은 바로 이 훈련이 만듭니다.

템포와 인터벌 — '편안하게 힘든' 강도

세 번의 런 중 한 번은 반드시 몸에 자극을 주는 날이어야 합니다.

  • 템포 런: 젖산역치 바로 아래, RPE 6 수준의 강도입니다. 역치가 7~8이라면 그 한 단계 아래죠. 이 강도는 무산소성 역치를 끌어올리고, 빠른 페이스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주행 경제성을 높이며, 마라톤 후반 페이스 붕괴를 막는 페이스 컨트롤 감각을 가르칩니다.
  • 인터벌: VO2max를 끌어올리는 고강도 훈련입니다. 최대 산소 섭취량이 커지면 같은 페이스가 더 가볍게 느껴집니다. 다만 회복 부담이 크므로 상급자나 기록 목표가 있는 주자에게 추천합니다. 운동 생리학 리뷰에 따르면 VO2max 자극은 주 1~2회면 대부분의 적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워밍업과 쿨다운을 반드시 넣고, 세트 사이 휴식은 끝까지 지킵니다.

나머지 날의 설계 — 크로스 트레이닝과 근력, 휴식

주 3일 플랜은 '달리지 않는 4일'을 어떻게 쓰느냐가 성패를 가릅니다. 페랄타는 이 날들을 크로스 트레이닝 2일, 근력 2일, 휴식 1일로 나눕니다. 전통적 고볼륨 플랜에서 가장 먼저 빠지는 것이 근력 훈련인데, 달리는 횟수가 적을수록 오히려 자리를 낼 수 있습니다.

  • 크로스 트레이닝: 빠르게 걷기, 엘립티컬, 실내외 자전거, 수영 중 2일을 고릅니다. 달리기의 반복 충격에서 근육을 쉬게 하면서 유산소 능력은 유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서 실수를 하지 마세요. 크로스 트레이닝을 HIIT 수업으로 바꾸면 다음 날 런의 질이 떨어집니다. '차분하게'가 규칙입니다.
  • 근력 훈련: 주 2일, 전신 루틴으로 30~45분이면 충분합니다. 상체 3종목, 하체 3~4종목, 코어 2종목 등 총 8~9종목을 고릅니다. 무거운 중량 종목과 고반복 지구력 종목을 섞고, 시간이 없다면 종목당 1세트만 해도 됩니다. 단, 마지막 반복이 자세가 무너질 만큼, RPE 8~9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조건입니다.
  • 휴식: 완전 휴식일을 최소 1일 둡니다. 롱런 다음 날로 잡는 것이 좋고, 컨디션이 빠지면 중간에 하루를 더해도 됩니다. 크로스 트레이닝과 근력을 같은 날 묶으면 이틀 연속 완전 휴식도 가능합니다.

이런 분에게 맞고, 이런 분에게 안 맞습니다

주 3일 플랜은 누구에게나 정답은 아닙니다. 페랄타는 이 방식이 가장 잘 맞는 대상으로 바쁜 직장인, 부상 이력이 있는 주자, 40대 이상을 꼽습니다. 러닝이 삶의 전부가 되길 원하지 않고, 가족·일·다른 운동과 균형을 잡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합합니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주 3회 훈련만으로 첫 하프마라톤을 3개월 만에 완주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반대로 서브 2시간 30분을 노리는 엘리트급 주자에게는 주 3일로는 부족합니다. 다만 4시간대 완주부터 3시간대 기록까지는 주 3일 플랜으로 충분히 도전 가능합니다. 페랄타 본인도 이 방식으로 BQ와 서브 3 주자를 여러 명 코칭했습니다.
  • 주의할 점은 거리 증가 속도입니다. 하프마라톤 준비 연구에서 주간 거리를 20% 이상 늘린 그룹은 20% 미만으로 늘린 그룹보다 부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주 3일이라도 주간 증가량은 10% 안팎으로 보수적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세 번을 똑똑하게, 나머지를 알차게

주 3일 마라톤 훈련의 공식은 단순합니다. 세 번의 달리기에는 각각 임무를 주고, 달리지 않는 날에는 크로스 트레이닝과 근력, 그리고 진짜 휴식을 넣는 것입니다. 계산해 보면 운동하는 날은 오히려 주 6일이 됩니다. 다른 점은 달리기의 반복 충격을 줄이고 회복을 설계에 포함했다는 것뿐입니다. 첫 마라톤을 준비 중이라면 이번 주부터 세 번의 런에 각각 '이지', '템포', '롱런'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보세요. 아마도 이전에 매일 뛰던 때보다 몸이 가볍고, 레이스 당일에는 더 강한 다리로 서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