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750m, 자전거 20km, 달리기 5km. 세 종목을 한 경기에서 쉬지 않고 이어붙인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누구나 막막해집니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훈련량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국내외 코칭 업체와 입문 플랜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범위는 스프린트 디스턴스(수영 750m·자전거 20km·러닝 5km) 기준 주 4~6시간, 올림픽 디스턴스(수영 1.5km·자전거 40km·러닝 10km) 기준 주 5~8시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보다 시간을 쓰는 방법입니다. 세 종목을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아니라, 종목별 볼륨을 배분하고 롱·인터벌·브릭이라는 세 가지 역할을 한 주에 골고루 넣어야 합니다. 첫 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기본 훈련 설계법을 정리했습니다.

출발선에 설 자격, 딱 3가지면 충분합니다

  • 대부분의 입문 플랜이 전제하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느려도 좋으니 수영 20분, 자전거 30분, 러닝 20분을 각각 연속으로 해낼 수 있으면 플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 두 종목은 자신 있는데 한 종목이 약하다면, 약한 종목의 훈련 빈도를 한 번 더 늘려 먼저 적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 기준에 못 미친다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2~4주간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 하는 런-워크와 수영장 적응을 먼저 하고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주 몇 회, 몇 시간? 숫자로 보는 훈련량

구분 주간 세션 수 주간 시간 종목 배분
스프린트 입문 5~6회 4~6시간 수영 2회 + 자전거 2회 + 러닝 2회
올림픽 입문 6회 5~8시간 수영 2~3회 + 자전거 2~3회 + 러닝 2~3회
  • 규칙성이 빈도보다 먼저입니다. 하루 20분이라도 1년 내내 이어가는 것이, 3시간을 몰아붙이고 두 달을 쉬는 것보다 훨씬 강합니다.
  • 수영은 폼이 무너지면 금방 다시 내려가는 종목이라 주 2회 고정을 권합니다. 세션당 수영 30~45분, 자전거 45~60분, 러닝 30~45분이면 충분합니다.

한 주의 뼈대: 롱, 인터벌, 브릭

세션마다 역할이 다릅니다. 은 지구력의 뼈대를, 인터벌은 심폐 기능을, 브릭 트레이닝은 대회 당일을 그대로 연습합니다. 초보자는 각각 주 1회면 충분합니다.

  • 롱 세션: 자전거 60~90분 또는 러닝 40~50분. 대화할 수 있는 편한 페이스로 끝까지 힘이 남는 강도입니다.
  • 인터벌·템포: 수영 6~8회 × 50m(30초 휴식), 자전거 3회 × 5분 템포(5분 회복), 러닝 4회 × 3분 빠르게(걷기 회복) 등으로 주 1회면 됩니다.
  • 브릭: 자전거 40~45분을 탄 직후 러닝 10~15분을 붙입니다. 자전거에서 내리면 다리가 젖은 솜처럼 무거운데, 그것이 대회 당일 느낄 그대로입니다. 처음에는 2주에 1회, 익숙해지면 주 1회로 늘립니다.

스프린트 대회 6~8주 전을 기준으로 한 주간 스케줄 예시입니다.

요일 훈련 내용
수영 30분 — 자유형 폼과 호흡에 집중
자전거 45분 — 3×5분 템포 포함
러닝 30분 — 4×3분 빠르게 + 걷기 회복
수영 30분 — 회복 페이스
완전 휴식 또는 스트레칭
브릭 — 자전거 45분 + 러닝 10분
롱 세션 — 러닝 45분 또는 자전거 75분

볼륨 배분, 자전거가 절반입니다

시간 배분의 기본은 전체의 절반가량을 자전거에, 나머지를 수영과 러닝에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 5시간이면 자전거 2시간 30분, 러닝 1시간 30분, 수영 1시간입니다. 자전거는 레이스에서 가장 긴 구간일 뿐 아니라 관절 충격이 적어 볼륨을 흡수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 증가 법칙: 주간 총 훈련량은 10% 안팎, 한 세션당 10~15%까지만 늘립니다. 몸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 가벼운 주: 3~6주 훈련했다면 볼륨을 70% 수준으로 낮춘 회복 주를 끼워 넣습니다. 성장은 쉬는 동안 일어납니다.
  • 러닝은 가장 보수적으로: 충격이 큰 종목이라 거리 증가 폭을 가장 작게 잡습니다. 러닝 부상이 훈련 중단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초보자가 빠지는 함정 다섯 가지

  • 매일 최선 다하기: 힘든 날과 쉬운 날을 번갈아 배치합니다. 쉬운 날은 정말 쉽게, 그래야 다음 힘든 날이 살아납니다.
  • 휴식을 빼먹기: 주 1~2일은 완전 휴식입니다. 수면 7~9시간을 훈련 계획의 일부로 생각하세요.
  • 오픈워터 연습 생략: 수영장만 다니다 대회 당일 처음 바다·호수에 들어가면 방향 감각과 호흡이 무너집니다. 대회 2~3주 전 오픈워터 적응 훈련을 꼭 넣으세요.
  • 브릭 건너뛰기: 자전거에서 달리기로 전환하는 느낌은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 과한 장비 욕심: 첫 대회는 렌탈 웻슈트와 지금 타는 자전거로 충분합니다. 장비를 갖추는 데 정신이 팔려 훈련이 뒷전이 되면 손해입니다.

한국에서 입문, 이렇게 시작하세요

국내 철인3종 대회 일정은 지자체 승인을 거쳐 매년 1~3월에 확정되는 경우가 많고, 시즌은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집니다. 완주까지 10~12주를 잡는다고 하면, 대회 3개월 전부터 이 글의 뼈대를 따라 훈련을 시작하면 여유가 있습니다.

  • 첫 출전에는 **스프린트(수영 750m·자전거 20km·러닝 5km)**가 가장 무난합니다. 국내 아마추어의 올림픽 디스턴스 완주 기록은 보통 2시간 30분~3시간 30분대이니, 첫 목표는 '기록'보다 '완주'로 잡으세요.
  • 오픈워터 수영은 파도가 잔잔한 호수나 해변에서 여는 대회가 초보자에게 편합니다. 웻슈트는 대부분 현장 렌탈이 가능합니다.
  • 겨울에는 실내수영장과 실내자전거(스피닝·트레이너)로 기본기를 다지고, 날이 풀리면 야외 라이딩과 러닝을 늘리는 패턴이 국내 시즌에 잘 맞습니다.

정리하면 첫 철인3종 훈련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세 종목을 매주 빠짐없이, 자전거를 중심으로 볼륨을 배분하고, 롱·인터벌·브릭의 역할을 나눠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출발선에 서는 순간까지 다치지 않고 도착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완주 메달의 감동은 훈련을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똑똑하게' 한 사람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