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하는 김태기(22·천안시청)가 유난히 긴 여정을 지나 출발선에 섰습니다. 자가면역질환과 발등 골절을 잇달아 딛고, 대회 개회식 다음 날인 9월 20일 오전 8시 30분 남자 개인전에 나섭니다.
결승선 1km 앞에서 들린 '딱' 소리
올해 3월 홍콩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선을 1km 남겨 둔 지점에서 김태기의 발등에서 골절음이 났습니다.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골절된 발로 400~500m를 더 뛰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본인은 "다치고 나서는 무서워서 멈출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부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발등이 채 낫기 전인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선발전이 300m 수영, 6.6km 바이크, 1.6km 런의 슈퍼 스프린트 방식이어서 발에 가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이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거리가 짧았던 덕분에 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래된 동행, 강직 척추염
김태기에게는 발등 골절보다 오래된 동행이 있습니다. 자가면역 질환인 강직 척추염입니다. 학생 때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골반 통증을 성장통으로 여겼고, 스무 살에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정밀 검사에서 처음 의심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약을 먹으며 훈련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강직 척추염은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중증도에 따라 병역판정검사에서 4~6급이 나올 정도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줍니다. 김태기는 "가끔 많이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다행히 약으로 잘 다스리며 동행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홍콩 대회 때도 갑자기 통증이 심해 고생했다고 합니다.
20일 오전 8시 30분, 그리고 혼성 계주
한국 트라이애슬론 대표팀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혼성 릴레이 은메달을 딴 경험이 있습니다. 김태기는 개인전과 릴레이 모두 메달을 노리면서도, 더 확신하는 종목으로 혼성 릴레이를 꼽았습니다. "짧은 거리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아 아시아권에서는 메달권이라고 본다"는 설명입니다.
개인전은 통상 1시간 안팎에 승부가 갈립니다. 김태기가 메달을 따낸다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메달을 따면 가장 먼저 떠오를 얼굴을 묻는 질문에 그는 부모님과 지도자들, 그리고 함께 훈련한 동료들을 꼽았습니다.
트라이애슬론은 9월 20일 남녀 개인전, 9월 21일 혼성 계주 순으로 치러집니다. 여섯 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김태기의 도전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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