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트라이애슬론 챔피언십 시리즈(WTCS)가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렸다. 8월 29일, 올림픽 디스턴스(수영 1.5km, 바이크 약 40km, 러닝 10km)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아침부터 바람과 비가 몰아치는 악조건 속에서 펼쳐졌다. 그 와중에도 프랑스의 카산드르 보그랑은 시즌 4번째 우승을 휩쓸며 '무패 시즌'을 이어갔고, 남자부에서는 스위스의 막스 슈투더가 2년 연속 웨이하이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가 더 특별한 이유는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 파이널(스페인 폰테베드라, 9월 23일)을 앞두고 남은 레이스가 얼마 없어서, 긴 이동을 감수하고 웨이하이까지 찾아온 선수들은 소중한 포인트를 챙기려는 목적이 컸다.
보그랑, 여자부에서 '4전 4승' 완성
여자부 레이스는 보그랑의 완승이었다. 수영에서 3위로 물 밖에 나온 그녀는 바이크 구간에서 그룹을 잘 관리했고, 러닝에서 32분 12초의 빠른 스플릿을 기록하며 1시간 49분 20초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 포디엄: 1위 보그랑(프랑스) 1:49:20, 2위 베스 포터(영국) 1:49:26, 3위 리자 테르치(독일) 1:49:44.
- 대기록: 보그랑은 이번 시즌 출전한 WTCS 4개 레이스를 모두 우승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WTCS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던 선수가, 이제는 세계 타이틀의 유력한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 흥미로운 장면: 지난해 우승자 포터가 초반 페이스를 만들었고, 테르치가 잠시 따라붙었지만 결국 3파전은 보그랑의 스퍼트로 끝났다. 홈 팬들의 응원 속에 중국의 황안치가 4위, 전설 그웬 조겐슨(미국)이 5위를 기록했다. 조겐슨은 바이크를 20위로 마치고도 러닝에서 무려 15명을 추월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슈투더, '두 번째 웨이하이 우승' 그리고 첫 출전
남자부는 더 극적이었다. 올 시즌 WTCS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던 슈투더가 웨이하이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해에 이어 또 우승을 차지했다. 비에 젖은 도로에서도 그의 긴 보폭은 흔들리지 않았다.
- 포디엄: 1위 슈투더(스위스) 1:41:08, 2위 다비드 칸테로(스페인) 1:41:18, 3위 타일러 미슬라우크(캐나다) 1:41:25.
- 승부처: 러닝 3바퀴째, 선두 그룹이던 칸테로가 젖은 도로 표식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슈투더는 넘어지는 칸테로를 재치게 피한 뒤 곧바로 스퍼트를 터뜨려 단독 질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 숨은 이야기: 슈투더는 최근 몇 주간 중국에서 브렛 서튼 코치와 훈련해 왔다. 지난해 우승 이후 부상과 일정 문제로 큰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던 그가, '훈련지에서 열린 대회'에서 부활을 알린 셈이다.
하우저의 불운, 그리고 순위 싸움의 판도
이날 가장 안타까운 주인공은 현 세계 챔피언 매튜 하우저(호주)였다. 바이크 4바퀴째, 배수구를 피하려다 앞바퀴가 미끄러지며 낙차했다. 놀랍게도 그는 곧바로 일어나 선두 그룹을 쫓아갔고, 러닝까지 무리 없이 소화했지만 결국 10위에 머물렀다. 같은 호주 선수 캘럼 매클러스키와 미슬라우크가 물병을 건네는 훈훈한 장면도 함께 전해졌다.
- 랭킹 변화: 하우저는 10위에도 불구하고 종합 2위로 올라섰지만, 시리즈 선두 바스쿠 빌라사(포르투갈)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빌라사는 354.24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1위를 지키고 있다.
- 남은 일정: 다음 주말 저지 수퍼트리 파이널, 9월 13일 카를로비바리(WTCS), 그리고 9월 23일 폰테베드라 그랜드 파이널이 남아 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 시즌 챔피언이 가려진다.
지켜볼 포인트
- 보그랑의 '퍼펙트 시즌': 그랜드 파이널까지 우승한다면 WTCS 전승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이 완성된다. 여자부 역사에 남을 시즌이 될지 주목된다.
- 슈투더의 재도약: 웨이하이 2연패는 우연이 아니다. 만약 그가 카를로비바리나 폰테베드라에 출전한다면 남자부 판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 하우저의 회복: 낙차 후에도 10위를 지킨 투지. 그랜드 파이널에서 '제대로 된 레이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남자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빗속 레이스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쟁력은 빛을 발했습니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WTCS, 다음 라운드인 카를로비바리에서 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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