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체육 등록선수가 일반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참가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선수는 인천시체육회 소속 철인3종팀의 엘리트 등록선수로, 올해 전국선수권대회 우승 경력까지 있는 선수다. 사건의 발단이 된 대회는 지난 8월 16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26 HAPPY700 대관령 전국 하프마라톤대회'였다.

"전문체육 등록선수 제외"라고 써 있는 참가 요강

대관령 하프마라톤의 공식 참가 요강에는 '전문체육 등록선수 제외'라고 명시돼 있었다. 이는 대부분의 일반인 마라톤 대회가 채택하는 기본 규정이다. 대회 규정상 부정 참가가 확인되면 성적 취소와 시상금 몰수 조치가 뒤따른다.

그런데 인천시체육회 철인3종팀 소속 A씨가 여자 10km 마스터즈 부문에 출전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회 운영진은 통상적인 결승 테이프 세리머니를 준비했고, A씨가 이를 끊었다.

"1등 할 줄 몰랐다" — 체육회의 엇갈린 해명

논란을 더 키운 건 인천시체육회 측의 해명이었다. 초기에는 "결승 테이프 담당자와 시상 담당자 간의 단순한 소통 착오"라고 밝혔으나, 취재가 이어지자 입장을 바꿨다. 체육회 관계자는 "선수가 단순한 기록 측정을 위해 참가했을 뿐, 갑자기 1등을 할 줄은 몰랐다"며 "워낙 실력자가 많아 성적을 예측할 수 없어 사전에 신분을 알리기 애매했다"고 해명했다고 중부일보가 보도했다.

이어 "철인3종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참가할 만한 대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상과 관계없이 기록 측정을 위한 출전이었고, 엘리트 선수임을 주최 측에 밝혀 실제 시상에서는 자진해서 제외되었다"고 덧붙였다.

달리기 종목이 다른 엘리트 선수의 마라톤 출전 — 문제는 없나

A씨는 대한철인3종협회 전문체육목적 등록선수로, 올해 문체부장관배 전국 트라이애슬론 선수권대회 엘리트 여자부 우승자이기도 하다. 철인3종 선수가 러닝 종목에 출전하는 것 자체는 특이한 일이 아니다. 철인3종의 세 번째 종목이 바로 달리기이기 때문. 그러나 문제는 '전문체육 등록선수 제외'라는 대회 규정을 어긴 점에 있다.

대회 주최 측인 한국실업육상연맹 관계자는 "철인3종 엘리트 선수는 해당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며 "출전 경위를 확인하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중부일보에 밝혔다. 더구나 A씨 측이 경기 종료 후 운영진이 선수를 찾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전문선수 신분을 알린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그리고 남은 과제

현재 이 사안은 스포츠윤리센터에 접수되어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시체육회는 감독과의 상의를 거쳐 앞으로 소속 선수들이 일반인 대회에 일절 출전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징계 여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두 가지 질문을 남긴다. 첫째, 왜 엘리트 선수가 본인의 신분을 숨기고 참가 자격이 없는 대회에 출전했는가. 둘째, 철인3종 엘리트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합법적인 출전 무대가 정말 부족한가. 아마추어와 엘리트의 경계가 흐려진 이번 사건이 스포츠 공정성에 대한 더 넓은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