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엘타 에스파냐가 충격에 휩싸였다. 모나코에서 출발해 안도라의 피레네를 넘고 스페인 동해안을 따라 달리던 81번째 대장정. 8월 29일, 8번째 스테이지에서 세계 챔피언 타데이 포가차르가 충격적인 낙차 사고로 레이스를 포기했다. 종료 32km를 남기고 펠로톤 한가운데서 발생한 집단 낙차. 포가차르는 얼굴과 어깨를 땅에 부딪친 채 쓰러졌고, 잠시 자전거에 다시 오르려 했지만 결국 구급차에 실려 갔다.
우승은 코카르에게, 레드 저지는 마스에게
이날 스테이지 우승은 34세의 프랑스 스프린터 브리앙 코카르(Cofidis)가 차지했다. 코카르는 매즈 페데르센과 조르디 메이위스를 제치고 생애 첫 그랜드투어 스테이지 우승을 기록했다. 수년간 2위와 3위만 밟아오던 그가 마침내 가장 큰 무대에서 환호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진짜 뉴스는 스테이지 우승자가 아니었다. UAE 팀 에미리츠-XRG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포가차르는 왼쪽 쇄골 골절, 경추 최하단 골절, 그리고 뇌진탕이라는 중복 부상을 입었다. BBC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쇄골 수술이 필요하며, 뇌진탕에서 회복된 후 수술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3분 50초 차이로 지배하던 레이스가 뒤집혔다
포가차르는 이번 부엘타에서 압도적이었다. 스테이지 1 모나코 개인 타임트라이얼 우승, 스테이지 4 안도라에서 50km 솔로 브레이크어웨이로 라이벌들을 3분 이상 벌렸고, 스테이지 6에서도 승리를 추가하며 3개의 스테이지 우승과 함께 종합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8스테이지 직전까지 2위 엔릭 마스에 3분 50초 차이. 투르 드 프랑스 우승에 이어 부엘타까지 접수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낙차 한 번으로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무비스타의 엔릭 마스가 생애 첫 그랜드투어 리더 저지를 입었다. 16번째 그랜드투어 출전 만에 처음으로 리더 저지를 입는 순간이다. 마스는 지금까지 부엘타에서만 세 번이나 종합 2위를 기록한 '영원한 준우승자'였다. 이제 마스가 프리모시 로글리치(Red Bull-Bora-Hansgrohe)에 1분 차이로 앞선 종합 선두를 달린다. 펠릭스 갈(Decathlon CMA CGM)이 1분 11초 차이로 3위다.
분류별 판도도 완전히 재편
포가차르의 이탈로 각종 분류 선두도 요동쳤다. 마운틴 저지는 안드레아스 레크네순드(Uno-X Mobility)에게 넘어갔다. 7스테이지에서 노르웨이 국왕 서거일에 감동의 우승을 바쳤던 바로 그 선수다. 포인트 분류는 바우터 판 아르트(Visma | Lease a Bike)가 57점 차이로 팀 동료 매튜 브레넌을 앞선다. 영 라이더 저지는 오스카 온리(Netcompany-Ineos)가 유지한다.
포가차르 없는 부엘타, 이제는 마스-로글리치-갈의 3파전
포가차르가 빠지면서 부엘타는 완전히 다른 레이스가 됐다. 마스(1위), 로글리치(+1:00), 갈(+1:11) 사이의 간격은 단 1분 11초. 아직 13개 스테이지가 남아 있고 그라나다까지 이어지는 산악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로글리치는 부엘타 4회 우승의 베테랑이고, 갈은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클라이머 중 하나다.
포가차르가 시즌을 접을지, 아니면 빠르게 회복해 시즌 막판 다른 목표를 노릴지는 불투명하다. 확실한 건 2026년 부엘타가 세계 챔피언의 붉은 유니폼 없이 계속된다는 사실, 그리고 포가차르가 없는 그랜드투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이다. 9월 13일 그라나다까지, 이제 진짜 싸움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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