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100m로 돌아온다

남자 50m 자유형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호주의 캠 맥이보이(Cam McEvoy)가 100m 자유형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카자흐스탄 아스타나를 잇는 월드 아쿠아틱스 실크로드 월드컵 투어에서 50m·100m 자유형, 그리고 50m 접영까지 3종목에 출전한다.

32세의 맥이보이는 50m 자유형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2024년 파리에서 호주 남자 최초로 50m 자유형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롱코스(50m 풀) 세계기록까지 보유 중이다. 하지만 그가 원래 주 종목으로 삼았던 건 100m 자유형이었다. 2016년 호주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세운 47.04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은 호주 롱코스 기록이다. 직물 수영복 시대 이후 세워진 이 기록은 호주 수영 역사상 가장 오래 버틴 국가기록 중 하나로 남아 있다.

LA28, 그리고 400m 계영이라는 큰 그림

맥이보이의 100m 복귀는 단순한 종목 추가가 아니다. 2028 LA 올림픽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다. LA28에서는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에 4만 명의 관중이 들어서는 가운데, 호주와 미국의 남자 400m 계영 대결이 대회 최대 빅매치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호주는 카일 찰머스(쇼트코스 100m 자유형 세계기록 44.84)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맥이보이까지 100m에 복귀하면 계영 라인업이 한층 강력해진다. 맥이보이의 폭발적인 50m 스피드는 계영 첫 영자 또는 앵커로서 상대 팀에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LA28 수영 경기가 미식축구장인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점도 특별하다. 4만 명의 관중 앞에서 미국과 호주가 맞붙는 400m 계영은 올림픽 수영 사상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크로드 투어 — 17억 원이 걸린 중앙아시아 3개 도시

월드 아쿠아틱스가 주최하는 실크로드 월드컵 투어는 총상금 약 16억 6천만 원 규모의 쇼트코스(25m 풀) 시리즈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잇는 독특한 루트가 인상적이다.

  • 1차: 바쿠, 아제르바이잔 (10월 1~3일)
  • 2차: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 (10월 8~10일)
  • 3차: 아스타나, 카자흐스탄 (10월 15~17일)

시리즈 종합 챔피언(남녀 각 1명)에게는 약 1억 3,8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2위는 약 9,700만 원, 3위는 약 4,100만 원이다. 3개 도시에서 동일 개인 종목을 모두 우승하면 크라운 보너스로 약 1,380만 원이 추가 지급되고, 대회 중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 건당 약 1,380만 원의 보너스가 더해진다.

맥이보이의 쇼트코스 개인 최고 기록은 50m 자유형 20.75(2015년), 100m 자유형 46.19(2016년), 50m 접영 23.66(2012년)이다. 현재 쇼트코스 세계기록은 50m 자유형에서 조던 크룩스(케이맨 제도)가 19.90으로 보유 중이다. 100m 자유형은 찰머스(44.84), 50m 접영은 노에 폰티(스위스·21.32)가 각각 기록을 갖고 있다.

시드니 대회 패스, 베이징 세계선수권에 올인

맥이보이는 9월 말 시드니에서 열리는 호주 쇼트코스 스프린트 대회를 건너뛰고 실크로드 투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호주 쇼트코스 선수권이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려 바쿠 1차 대회와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대신 12월 1일부터 6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 쇼트코스 수영 선수권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여기에 2019년 이후 중단됐던 국제 수영 리그(ISL)가 12월 19일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올스타전으로 부활을 예고하면서, 맥이보이의 연말 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빽빽해질 전망이다.

호주 수영, LA28을 향한 세대교체 신호탄

맥이보이의 100m 복귀는 호주 수영 전체로 보면 세대교체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32세의 베테랑이 기존 주 종목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한다는 건, 그만큼 LA28을 향한 호주 수영의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2016년 이후 10년 만에 밟는 100m 레이스. 10월 실크로드 투어에서 맥이보이가 보여줄 100m 복귀전, 그리고 12월 베이징 세계선수권까지 — 한 시대를 풍미한 스프린터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