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엘타 에스파냐 2026이 겨우 4스테이지 만에 결판이 났다. 타데이 포가차르(UAE 에미리츠 XRG)가 안도라의 산악 지형에서 50km 단독 질주라는 믿기 어려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경쟁자들을 분 단위로 벌려놓았다. 이제 질문은 "누가 이길까"가 아니라 "포가차르가 그랜드투어 3관왕을 언제 확정 지을까"로 바뀌었다.
104.8km, 그러나 모든 것이 달라진 하루
4스테이지는 안도라 라 베야를 출발해 다시 안도라 라 베야로 돌아오는 104.8km의 짧지만 강렬한 산악 코스였다. 포르트 덴발리라(Port d'Envalira)와 콜라다 데 베이살리스(Collada de Beixalis)라는 두 개의 1급 클라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 초반부터 디카트론(Decathlon CMA CGM) 팀이 펠릭스 갈을 위해 강력한 페이스를 밀어붙였다. 산더르 데 페스텔이 긴 1급 클라임에서 페이스를 올리자, 브레이크어웨이 그룹은 물론 메인 필드까지 쪼개지기 시작했다. 바우트 반 아르트와 매튜 브레넌은 물론, 산티아고 부이트라고 같은 GC 경쟁자들도 이미 첫 클라임부터 뒤처졌다.
16% 경사에서 터진 결정적 어택
모든 것은 베이살리스의 가장 가파른 구간에서 일어났다. 경사도가 16%에 달하는 지점에서 포가차르가 폭발적인 어택을 감행했다. 펠릭스 갈이 유일하게 반응했지만, 그마저도 순간적으로 "이건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정도의 파워였다.
포가차르가 베이살리스 정상에 도착했을 때 격차는 이미 약 1분 40초. 이어진 콜 도르디노(Coll d'Ordino)에서는 그 차이가 3분까지 벌어졌다. 리처드 카라파스가 이끄는 추격 그룹은 의미 있는 추격 자체를 포기한 듯 보일 정도로 무력했다.
마지막 알토 데 라 코메야(Alto de La Comella)에서 추격 그룹이 초 단위로 따라잡기 시작했지만, 이미 승부는 끝난 뒤였다. 포가차르는 두 팔을 번쩍 들며 안도라 라 베야의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2위 야르노 비다르와의 격차는 약 3분, 3위는 펠릭스 갈이 차지했다.
2019년의 데자뷔, 그러나 더 압도적으로
포가차르에게 안도라는 특별한 장소다. 2019년 부엘타에서 생애 첫 그랜드투어 스테이지 우승을 거둔 곳이 바로 안도라였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같은 장소에서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압도적인 단독 질주를 완성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에요. 팀이 완벽하게 레이스를 세팅해줬고, 제이 바인이 결정적인 순간까지 저를 지켜줬어요." 포가차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시즌 초반 이미 지로 디탈리아와 투르 드 프랑스를 석권한 그에게, 부엘타 우승은 역사적인 그랜드투어 3관왕을 의미한다.
GC 판도는 이미 결정됐다
Stage 4 이후 종합 순위는 포가차르, 비다르(+3분대), 갈(+3분대 후반) 순으로 재편됐다. 4스테이지만에 3분 차이라면, 남은 17개 스테이지 중 포가차르가 기계적 고장이나 낙차 같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5스테이지는 팔세트(Falset)에서 로케테스(Roquetes)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산악 지형이 이어지는 2주차까지, 포가차르의 독주 체제가 얼마나 더 굳건해질지 지켜볼 일이다.
마무리 — 한 선수가 그랜드투어를 지배한다는 것
포가차르의 2026년은 현재 프로 사이클링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시즌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지로, 투르, 부엘타를 한 해에 모두 제패하는 트리플 크라운은 현대 사이클링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져 왔다.
50km 단독 질주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포가차르는 단순히 이기는 것을 넘어 경쟁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동시대 라이더들에게는 두려운 일이지만, 사이클링 팬들에게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절대적 챔피언의 등장을 목격하는 특권 같은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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