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 주말, 유럽에서는 두 개의 아이언맨 70.3 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는 헨리 레포가 2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독일 라이프치히에서는 카롤리네 폴레가 시즌 5승을 기록하며 화려한 2026년을 이어갔다. 두 대회 모두 극적인 역전승과 압도적인 독주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레이스였다.

탈린: 버터스를 따라잡은 레포의 런

지난해 3초 차이의 짜릿한 승부를 펼쳤던 아이언맨 70.3 탈린이 올해 다시 돌아왔다. 남자부에서는 에스토니아의 헨리 레포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처럼 막판 스퍼트가 필요하긴 했지만 올해는 1분 이상의 여유로운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수영에서는 독일의 하네스 버터스가 가장 빨랐다. 그는 1분 이상의 리드를 잡고 물 밖에 나왔고, 사이클 구간에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T2에 진입할 때 버터스는 레포보다 2분 20초 이상 앞서 있었다. 루이스 우드게이트가 2분 45초 차이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승부는 런 구간에서 갈렸다. 레포는 초반 4km 만에 1분 이상의 격차를 줄였고, 8km 지점에서 버터스를 따라잡았다. 이후 레포는 거침없이 속도를 높였고, 결국 3시간 38분 31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버터스는 3시간 39분 38초로 2위, 엔조 부르동이 3시간 41분 12초로 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이탈리아의 마르타 베르나르디가 4시간 12분 4초로 우승했다. 프랑스의 산드라 우온(4시간 13분 5초)이 1분 차이로 2위, 현지 기대주 리이스 캅텐(4시간 13분 8초)이 3위를 기록했다.

라이프치히: 초대 챔피언의 탄생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열린 아이언맨 70.3 대회는 남녀 모두 독일 선수가 우승하는 개최국 자존심을 지켰다. 여자부에서는 카롤리네 폴레가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폴레는 수영 24분 46초로 가장 빨리 물 밖에 나왔고, 동료 독일 선수 비앙카 보겐만이 함께했다. 사이클에 들어서자 폴레는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며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T2에서 이미 6분 이상의 리드를 확보했고, 결승선에서는 11분 이상 차이로 여유롭게 우승했다.

이는 폴레의 2026년 시즌 5번째 우승이다. 그녀는 올해 초 챌린지 그란 카나리아, 더 챔피언십, 챌린지 장 폴텐, 트루머 트라이애슬론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기록은 3시간 53분 42초. 보겐이 4시간 5분 6초로 2위, 영국의 브룩 길리스가 4시간 5분 13초로 3위를 기록했다.

남자부에서는 접전이 펼쳐졌다. 빌헬름 히르슈는 수영에서 피에르 뒤퓌, 조쉬 페리스, 세드릭 오스터홀트, 리코 보겐과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사이클에서는 리코 보겐이 주도권을 잡았고, T2에 거의 3분 가까운 리드를 가지고 들어왔다.

하지만 런에서 히르슈가 반전을 만들어냈다. 보겐이 2분 6초 앞서며 중간 지점을 통과할 때만 해도 승리는 보겐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히르슈는 이후 5km 구간에서 격차를 1분까지 줄였고, 종점 3km를 남기고 결정적인 추월에 성공했다. 결국 히르슈는 3시간 30분 59초로 정상에 올랐고, 보겐이 3시간 32분 59초로 2위, 뒤퓌가 3시간 34분 14초로 3위를 차지했다.

70.3 대회의 매력

아이언맨 70.3은 수영 1.9km, 사이클 90km, 런 21.1km(하프마라톤)로 구성된 미디엄 디스턴스 대회다. 풀 아이언맨(226km)의 절반 정도 거리지만, 엘리트 선수 기준으로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사이에 완주해야 하는 강도 높은 경기다. 특히 마지막 하프마라톤 구간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철저한 페이스 조절이 중요한 변수다.

이번 주말 두 대회 모두 런 구간에서 승부가 결정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전거에서 수 분 차이로 앞서도 런에서 역전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70.3이 단순히 체력뿐 아니라 전략과 레이스 운영 능력이 중요한 종목임을 보여준다.

국내 철인3종 팬들의 관전 포인트

한국에서도 70.3 거리의 인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6년에는 아이언맨 70.3 고성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미디엄 디스턴스에 도전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70.3 거리는 풀코스보다 훈련 부담이 적어 입문자에게 적합하면서도, 충분한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거리로 평가받는다.

이번 주말 대회의 승자들처럼, 안정적인 페이스와 런 구간에서의 집중력이 70.3에서 승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특히 자전거 구간에서 과도한 힘을 빼지 않고도 페이스를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다음 주말에도 유럽 곳곳에서 다양한 70.3 대회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