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 '90rpm 정답설'은 여기까지 — RPM의 폭을 넓히는 자전거 훈련
“케이던스는 90rpm이 정답”이라는 말,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심박계를 차고 타 보면 90rpm을 유지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무작정 돌리다가는 숨만 차기도 해요. 실제로는 90rpm 단일 값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60rpm대부터 100rpm 이상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폭’**이 실력을 만들어요.
이 글에서는 케이던스에 대한 연구 결과와 프로 선수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왜 90rpm 고정이 오해인지, 그리고 고회전·저회전을 각각 훈련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해 봤어요.
90rpm 신화, 실험실에서는 60rpm이 효율적이었어요
재미있는 사실 하나. 실험실에서 산소 소비량이 가장 적게 나오는, 즉 대사적으로 가장 경제적인 케이던스는 60~70rpm이에요. 페달을 덜 돌릴수록 근육 수축 횟수가 줄어 에너지가 덜 들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왜 아무도 그 속도로 타지 않을까요? 회전당 힘이 커지면서 다리 근육이 먼저 지치거든요.
- 프로는 반대로 갑니다: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들의 평균 케이던스는 90rpm을 웃돌아요. 근육에 부담을 덜고 심폐로 강도를 분산해, 몇 시간을 달려도 다리가 버티게 만드는 전략이에요
- 자가 선택 케이던스 연구: 루시아(Lucia)의 연구에서 프로 선수들은 대사 최적치보다 5~10rpm 높은 케이던스를 스스로 선택했고, 훈련된 아마추어는 최적치에 3~5rpm 이내로 근접했어요
- 미훈련자는 최적보다 10~20% 낮게 고릅니다(한센 외, 2002). 유산소 기반이 약하면 자연히 힘에 의존하게 되거든요
- 초보는 65~85rpm, 경험이 쌓일수록 80~100rpm으로 서서히 올라가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즉 '정답 rpm'은 사람마다 다르고, 체력이 좋아질수록 스스로 높은 케이던스를 찾아갑니다.
케이던스는 '근육 대 심폐'의 트레이드오프예요
파워는 힘×회전수로 나옵니다. 같은 파워라도 회전수를 올리면 회전당 힘은 줄어들고, 그 부담이 어디로 가느냐가 갈립니다.
- 저회전(60~75rpm): 회전당 힘이 커져 속근 섬유가 동원되고, 힘은 세지만 국소 피로가 빨리 옵니다. 대신 산소 소비가 적어 에너지는 아낄 수 있어요
- 고회전(95~110rpm+): 심박과 산소 소비는 늘지만, 1회전당 힘이 작아 지구력형 지근 위주로 돌아가 다리가 오래 갑니다. 스프린트처럼 최대 파워가 필요한 순간은 훈련된 선수 기준 110~130rpm 부근에서 피크가 나와요
그래서 케이던스 훈련의 목표는 ‘내게 맞는 단 하나의 rpm’을 찾는 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파워를 낼 수 있는 rpm 범위를 넓히는 것이에요. 경기 중 가속·언덕·드래프트 상황은 순간마다 다른 회전수를 요구하거든요. 화이트티(Whitty) 등의 2016년 연구는 저회전 또는 고회전 인터벌 훈련이 실제로 자가 선택 케이던스를 이동시킨다는 것도 보여 줬어요.
가볍게 돌리는 훈련: 스핀업 드릴
고회전 적응은 가벼운 기어로 시작해요. 무거운 기어로 억지로 rpm을 올리면 자세가 무너지고 부상 위험만 커집니다.
- 패스트 페달(FastPedal): 저항이 거의 없는 가벼운 기어에서, 상체를 고정하고 안장에서 몸이 튀지 않게 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페달을 돌려요. 1분×3~5회, 사이사이 2분은 평소 케이던스로 회복하고, 익숙해지면 3분까지 늘려 보세요. 체감 강도는 10점 만점에 5점 안팎이면 충분해요
- 핵심 느낌: 페달을 '누르는' 것보다, 위쪽에서 발을 앞으로 차듯 보내고 아래쪽에서 뒤로 긁어내는 이미지로 돌면 회전이 매끄러워져요
- 내리막 하이스피드 스프린트: 안전한 내리막에서 90rpm 정도가 가볍게 나오는 속도(약 24~32km/h)까지 올린 뒤 20초 전력 스프린트를 5~8회 반복해요. 회전수의 상한선을 몸에 익히는 훈련이에요
처음에는 심박이 평소보다 확 오르는데, 그게 정상이에요. 고회전은 원래 심폐 일이니까요.
무겁게 밟는 훈련: 강토크(저회전) 세션
반대쪽 끝도 훈련해야 해요. 언덕에서 무거운 기어를 밟을 때 필요한 근지구력은 저회전 훈련으로 만들어집니다.
- 머슬 텐션 인터벌: 50~55rpm으로 무겁게 밟는 세션이에요. 5~10분 이어지는 오르막이 있으면 좋고, 1~2%의 완만한 경사도 충분해요. 파워는 FTP(기능적 역치 파워) 이하로 유지하는 게 포인트 — '고강도 힘'이지 '고파워'가 아니에요. 초보는 4×5분(총 20분)부터 시작해 30~40분까지 늘려 가고, 쉬는 시간은 밟은 시간만큼 가볍게 돌려주세요
- 파워 스타트: 거의 정지 상태(3~5km/h)에서 큰 기어 그대로 10초 강력 가속을 5~8회 반복해요. 코어를 고정하고 허리가 둥글게 말리지 않게 주의하세요
- 이런 고토크 훈련은 속근 일부가 지구력형(타입 I) 특성으로 바뀌는 적응을 기대할 수 있어요. 다만 무릎과 힘줄 부담이 크니, 폼이 잡히기 전에는 과하지 않게 해주세요
철인3종이라면: 자전거 rpm이 곧 달리기 케이던스예요
철인3종 선수에게 케이던스는 자전거 구간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어지는 러닝까지 이어지거든요.
- 롱코스는 경제성 우선: 장거리 철인 선수들은 70~90rpm의 낮은 편 케이던스로 에너지를 아끼는 경향이 있어요. 베르크라이선(Vercruyssen) 등의 연구는 자전거 케이던스 선택이 이후 러닝의 피로까지 영향을 준다고 보여 줬어요
- 단, 마지막 10분은 반대로: 고츠샬(Gottshall) 등의 연구에서는 자전거 구간 마지막 10분을 평소보다 약 20% 높은 케이던스(가벼운 기어로 90~95rpm)로 돌면 러닝 전환 성적이 좋아졌어요. 다리의 회전 리듬을 달리기 케이던스(분당 90보 안팎)에 미리 맞추는 효과예요
- 브릭 세션에 적용: 자전거 훈련 마지막 10분을 90~95rpm 라이트 기어로 마무리한 뒤 바로 러닝으로 넘어가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레이스 당일 T2(전환 구간)의 충격이 확 줄어요
이번 주부터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이런 드릴은 노면 상태와 상관없이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실내 트레이너에서 시작하기 좋아요. 정확한 rpm을 확인하면서 하려면 케이던스 센서나 스마트 트레이너가 있으면 더 편하고요.
정리하면, 자전거 훈련에서 케이던스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다이얼이에요. 평지 지속 주행에서는 익숙한 80~90rpm을 유지하고, 주 1~2회 스핀업 드릴과 강토크 세션을 번갈아 넣어 주세요. 4~6주쯤 지나면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rpm이 올라가 있고, 언덕에서도 여유가 생긴 걸 느끼실 거예요.
- 무거운 기어로 억지로 90rpm을 돌리지 마세요 — 자세가 무너지고 무릎에 부담만 커져요. 회전수는 반드시 가벼운 기어에서 늘려요
- 하루아침에 바꾸지 마세요 — 평소 70rpm대라면 75~80rpm부터 조금씩 올리는 게 부상 없는 지름길이에요
- 숫자보다 몸을 먼저 — rpm 게이지에 시선을 빼앗기면 상체가 경직되기 쉬워요. 어깨에 힘을 빼고 호흡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에요
케이던스를 바꾸면 처음엔 심박과 다리 피로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져요. 그것까지 ‘적응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해요. 무릎 앞쪽에 통증이 느껴지면 회전수를 무리하게 올리거나 내리지 말고, 안장 높이와 폼부터 다시 점검해 보세요. RPM 숫자에 휘둘리지 않고, 폭을 넓히는 훈련을 꾸준히 이어 가는 사람이 결국 더 빠르고 오래 타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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