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더 뛰면 된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방향은 맞지만 답은 아닙니다. 달리기는 체중 감량에 확실히 강력한 도구입니다. 다만 거리를 무작정 쌓는 방식은 대개 실패로 끝납니다. 이유는 의지력이 아니라 생리학에 있습니다.
소모한 열량은 생각보다 쉽게 상쇄됩니다
달리기의 소모량은 대략 체중 1kg당 1km당 1kcal로 계산합니다. 체중 70kg인 사람이 10km를 달리면 약 700kcal입니다.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식욕 보상: 운동 뒤 배고픔이 커져 다음 끼니나 간식으로 되돌아오는 양이 늘어납니다. 700kcal를 태우고 500kcal를 더 먹으면 실제 적자는 200kcal입니다.
- 활동량 감소: 훈련 후에는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줄어듭니다.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하루 총활동량이 줄면 운동으로 번 열량이 다시 깎입니다.
- 적응: 같은 거리를 계속 뛰면 몸이 효율적으로 변해 같은 코스에 드는 열량이 줄어듭니다.
즉 주 5회에서 7회로 늘려도 실제 적자가 그만큼 커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보다 "어떻게"가 중요해집니다.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밀도를 올리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1시간을 쓴다면 강도의 배합이 결과를 바꿉니다.
- 파틀렉과 템포런: 빠른 구간과 느린 구간을 섞는 방식입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열량을 쓰고, 운동이 끝난 뒤에도 대사가 잠시 높게 유지됩니다. 다만 이 사후 효과는 과대평가되기 쉬우니,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 이지런과 회복주: 강도는 낮지만 지방을 쓰고 몸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빼려고 전부高强度로 바꾸면 며칠 못 가 지칩니다.
- 주 5~7일은 필요 없습니다: 처음에는 주 1회에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한 번의 운동을 습관으로 만든 다음 주 2회, 3회로 늘리는 편이 훨씬 오래 갑니다.
핵심은 훈련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지, 그 시간을 무한정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거리만 늘리면 생기는 두 가지 손해
- 부상: 주간 거리를 한 번에 크게 늘리면 아킬레스, 정강이, 발바닥에 부담이 몰립니다. 증량은 주당 10% 이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안전합니다.
- 근손실: 열량 적자 상태에서 달리기만 하면 근육이 함께 줄어듭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가 낮아져 같은 식사에도 체중이 다시 늘기 쉬워지고, 페이스도 함께 느려집니다.
그래서 감량기에는 근력 운동 주 2회와 단백질 섭취가 세트로 따라와야 합니다. 단백질은 체중 1kg당 1.6g 안팎을 기준으로 잡으면 무난합니다. 체중 70kg이라면 하루 110g 정도입니다.
철인3종은 계산이 한 단계 더 복잡합니다
수영·자전거·러닝을 함께 하면 소모량은 커지지만 보상도 커집니다. 특히 자전거는 달리기보다 부담이 적어 오래 타게 되고, 그만큼 먹는 양도 늘어납니다.
- 시즌 중 급격한 감량은 금물: 훈련량이 많은 시기에 열량을 크게 줄이면 회복이 밀리고 부상 위험이 올라갑니다.
- 감량은 오프시즌에: 대회가 없는 시기에 체지방을 정리하고, 시즌에는 유지에 집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체중 대비 파워: 자전거에서 체중이 줄면 같은 파워로도 오르막이 빨라집니다. 다만 급하게 줄이면 파워 자체가 떨어져 상쇄됩니다.
숫자보다 습관을 봅니다
체중계 숫자는 하루에도 몇 kg씩 흔들립니다. 수분과 글리코겐 때문입니다. 감량이 되는지 확인하려면 다음 지표가 더 정직합니다.
- 허리둘레와 옷 핏: 2주 간격으로 재면 추세가 보입니다.
- 같은 심박에서의 페이스: 감량이 잘 되고 있으면 같은 심박에 더 빠른 페이스가 나옵니다.
- 주간 훈련 완수율: 계획한 훈련을 몇 %나 소화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달리기를 늘리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먼저이고, 그 위에 강도 배합과 근력 운동, 단백질이 얹혀야 합니다. 체중계 숫자에 매달리기보다 달리는 능력이 좋아지는지를 보십시오. 그쪽이 훨씬 오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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