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한 시간 동안 2,000m를 채웠다. 그런데 막상 대회에 나가면 기록이 제자리다. 이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거리만 쌓으면 수영이 느는 게 맞는 걸까. 정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수영은 물속에서 몸을 다루는 기술 의존도가 높은 운동이라, 무작정 미터를 쌓는 방식으로는 정체기를 넘기 어렵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이자 코치, 퍼스널 트레이너로 활동하는 올리비에 푸아리에르루아는 수영 훈련의 질을 높이는 세 가지 단순한 규칙을 제안한다. 그의 주장은 간결하다. "레이스에서 빨라지고 싶다면 수영장에 와서 미터만 쌓아서는 안 된다. 물에 뛰어들기 전에 오늘 무엇을 얻을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 3규칙을 실제 훈련 구조와 함께 풀어본다.

규칙 1. 오늘의 '왜(Why)'를 정하라

가장 먼저 할 일은 하루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그냥 가야 하니까", "습관이니까"가 아니라, 오늘 이 훈련에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는 것. 지구력 향상인지, 최고 속도인지, 회복인지, 기술 교정인지, 레이스 페이스 반복인지.

  • 목표가 정해지면 물에 들어가는 동기부터 달라진다. 막연한 수영이 아니라 '오늘은 이걸 고친다'는 집중이 생긴다.
  • 미국 수영 신동 잭 알렉시는 2022년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낸 뒤, "오늘 물속의 두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올림픽 팀에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매 훈련에 던지는 방식으로 마인드셋을 바꿨고 이후 부활에 성공했다.
  • 마스터즈 수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인 수영 동호인일수록 제한된 시간을 써야 하므로 '오늘의 한 가지'가 더 중요하다.

규칙 2. 언제나 '잘' 헤엄치되, 기술에 집중하라

두 번째 규칙은 물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좋은 기술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유선형으로 밀어내고, 양쪽으로 힘차게 발차기하고, 엉덩이를 높게, 머리를 아래로. 매일 개인 최고 기록이 나올 수는 없어도, 매일 '상어처럼 정밀한' 헤엄을 칠 수는 있다.

  • 스트로크 수를 세어 보자. 한 바퀴에 몇 회의 팔 젓기로 도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자세 문제가 드러난다. 스트로크 수가 늘었다면 미끄러짐(글라이드)이 짧아졌다는 신호다.
  • 드릴을 훈련의 일부로 넣자. 발차기판 훈련, 한쪽 팔 스트로크, 주먹 쥐고 수영 등은 물을 잡는 감각을 되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 몸이 기억하는 자세는 반복에서 나온다. 대회 시즌에는 폼을 바꾸기 어렵지만, 평소 훈련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할 수 있다.

규칙 3. 중요한 것을 측정하라

세트 기록, 스트로크 수, 심박수, 운동 강도(RPE), 휴식 시간 — 자신에게 중요한 지표를 정해서 훈련일지에 남기는 습관이 필요하다.

  • 측정은 두 가지 효과를 낸다. 첫째, 훈련이 효과적이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해준다. 둘째, 신경이 자연스럽게 그 지표를 끌어올리는 쪽으로 쏠린다.
  • 휴대폰 메모장이든 종이 일지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오늘 왜 이 기록이 나왔는지"를 다음 훈련에 연결하는 것이다.
  • 거리만 기록하는 일지는 의미가 반감된다. '어떤 세트를 어떤 강도로' 했는지가 핵심이다.

실제 훈련 하나를 이렇게 짜 보자

3규칙을 세트에 적용하면 훈련 구성이 자연스럽게 잡힌다. 미국 마스터즈 수영(USMS)과 여러 수영 코칭 자료가 공통으로 권하는 뼈대는 워밍업 → 드릴 → 메인 세트 → 쿨다운 4단계다.

  • 워밍업(400m 안팎): 가볍게 몸을 풀며 오늘 물의 감각을 확인한다. 이 구간부터 자세를 의식한다.
  • 드릴(200m 안팎): 발차기판과 자세 드릴로 기술에 집중한다. 규칙 2의 시간이다.
  • 메인 세트(800~1,200m): 오늘의 목표가 사는 구간. 예를 들어 "200m 4개, 30초 휴식"을 레이스 페이스로 반복하거나, "100m 10개를 15초 휴식"으로 지구력을 쌓는다. 세트를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완료율을 높인다.
  • 쿨다운(200m): 숨을 고르며 근육의 긴장을 푼다.

규칙을 습관으로 만드는 법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물에 들어가기 전에 "오늘의 왜"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라. 그리고 헤엄칠 때마다 스트로크를 두 번만 세어 보라. 마지막으로, 일주일 치 기록을 주말에 훑어보라. 세 가지만 꾸준히 해도 수영장에서 보내는 시간의 밀도가 달라진다.

훈련 사이클이 끝나고 시즌이 끝나는 날이 온다. 그때 "그동안 나는 무엇을 쌓았는가"를 돌아봤을 때, 막연한 거리보다 또렷한 기록과 성장이 남아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훈련이었을 것이다. 오픈워터 시즌이 다가오기 전, 지금 수영장에서의 한 시간을 조금 더 의도적으로 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