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프로데노, UTMB 연령대 우승 — 트라이애슬론 전설, 트레일에서도 증명한 클래스
트라이애슬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얀 프로데노(43·독일)가 이번엔 트레일 러닝 무대를 접수했다. 지난 8월 27일,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UTMB 몽블랑 OCC(Orsières-Champex-Chamonix) 61.4km 코스에서 6시간 31분 55초로 완주하며 45~49세 연령대 1위, 전체 58위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아이언맨 세계 챔피언 3회(2015·2016·2019)라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에게 이번 레이스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프로데노에게 OCC는 생애 최장 거리 달리기였다.
"결과는 신경 쓰지 않았다" — 하지만 결과는 1위
프로데노는 결승선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리가 아직도 아프다. 하지만 정말 멋진 이벤트였고, 이상한 기분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출발선에서 결과에 대해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오늘은 내 자신을 쏟아내는 게 목표였고, 고도 때문에 정신을 잃을 뻔한 순간도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 단 한 순간도 '저 사람을 잡아야 해' 혹은 '이 기록을 내야 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의 말과 달리, 결과는 프로다웠다. 45~49세 연령대에서 당당히 1위. 트라이애슬론 전설인 펠릭스 발히스퍼(Felix Walchshöfer) 레이스 디렉터가 결승선에서 직접 그를 맞이했다.
트라이애슬론과 트레일 러닝, 무엇이 달랐나
프로데노는 은퇴 후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운동 자극을 찾고 있었다고 밝혔다. 안도라에 거주 중인 그는 평소에도 트레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트레일 러닝에 빠져들었다.
"트레일 러닝은 완전히 다른 기술을 요구한다. 기술적인 내리막, 급경사 오르막, 고도 변화… 모든 것이 새로웠고 정말 재미있는 도전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UTMB OCC 코스는 해발 1,000m에서 2,000m를 오가는 고도 변화와 테크니컬한 싱글트랙으로 악명 높다. 프로데노의 UTMB 인덱스는 709로 기록되었다.
"모든 트라이애슬리트의 버킷리스트에 넣어야"
프로데노는 이 경험이 너무나 특별했던 나머지 "모든 트라이애슬리트가 버킷리스트에 UTMB를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의 트레일 러닝·울트라 러닝 진출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루시 찰스-바클레이, 하비에르 고메스 등 쟁쟁한 트라이애슬리트들도 오프시즌 트레일 레이스에 도전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프로데노의 이번 도전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트라이애슬론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경쟁자'로서의 본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OCC 61.4km는 아이언맨 마라톤(42.2km)보다 약 19km 더 긴 거리. 수영도, 사이클도 없이 오직 달리기만으로 6시간 30분 이상을 버텨냈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지구력을 증명한다.
UTMB OCC란?
OCC는 UTMB 몽블랑의 3대 메인 레이스 중 하나로, 스위스 오르시에르에서 출발해 샤무아 호수를 지나 프랑스 샤모니까지 이어지는 61.4km 코스다. 누적 고도 상승은 약 3,500m. UTMB(176km), CCC(101km)와 함께 '몽블랑 3대 레이스'로 불리며, 전 세계 트레일 러너들의 꿈의 무대로 통한다.
2026년 OCC는 8월 27일 열렸으며, 프로데노 외에도 여러 엘리트 트레일 러너들이 출전했다. 프로데노가 전체 58위, 연령대 1위를 기록한 것은 순수 트레일 러너가 아닌 '크로스오버' 선수로서는 놀라운 성과다.
앞으로의 행보는?
프로데노는 2024년 공식 은퇴 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스포츠에 도전해 왔다. 이번 UTMB 완주는 그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더 긴 거리도 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프로데노는 즉답을 피했지만, 그의 UTMB 인덱스가 이미 700을 넘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CCC(101km)나 UTMB(176km) 본선 도전도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프로데노가 어떤 무대에 서든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사실이다. 트라이애슬론 팬이라면, 그리고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전설의 새로운 챕터를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로 즐거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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