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토요일엔 브릭 1시간 하고, T2 연습도 좀 해요." 입문자 모임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고개가 갸우뚱해져요. 대회 공지에는 "사이트잉에 유의하세요", "바이크는 논드래프트 구간입니다" 같은 문장도 등장하고요. 철인3종은 세 종목을 하는 스포츠라 그만큼 익숙해져야 할 용어도 세 배예요. 처음부터 완벽히 알 필요는 없습니다. 대회 공지와 훈련 일정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의 핵심 용어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봤어요.

T1과 T2 — 대회의 '네 번째 종목'

트라이애슬론에서 Transition(트랜지션)은 종목 사이의 전환 구간을 뜻해요. T1은 수영에서 자전거로, T2는 자전거에서 러닝으로 넘어가는 구간이에요. 기록에도 당연히 포함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네 번째 종목"이라고 불러요.

  • 트랜지션 존(Transition Zone): 자전거를 거치대(랙)에 세우고 장비를 정리해 두는 구역이에요. 대회마다 랙 번호가 배정되므로, 전날이나 당일 아침에 내 자리를 꼭 확인해 두세요.
  • 마운트 라인(Mount Line) / 디마운트 라인(DisMount Line): 자전거에 올라타도 되는 선과 내려야 하는 선이에요. 이 선을 넘어 타거나 내리면 심판에게 지적을 받을 수 있어요.
  • 타임 트라이얼(Time Trial): 출발선을 한 명씩 떠나 개인 기록을 겨루는 방식이에요. 철인3종의 바이크 구간은 대부분 이 방식의 규칙을 따라요.

T1과 T2에서 쓰는 시간은 아마추어 기준 합계 5~10분이 흔해요. 세팅 순서를 정하고 연습만 해도 1~2분은 아낄 수 있으니, 훈련할 때 전환 연습을 빼먹지 않는 것이 좋아요.

수영에서 만나는 말 — 사이트잉과 부이

수영 구간은 대부분 바다·호수·강 같은 **오픈워터(Open Water)**에서 열려요. 수영장과 달리 바닥 선이 없으니, 방향을 확인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 사이트잉(Sighting): 수영 중 고개를 들어 방향 표지인 부이와 주변 선수를 확인하는 동작이에요. 6~8스트로크마다 한 번씩 하는 것이 기본으로 알려져 있어요.
  • 부이(Buoy): 코스를 표시하는 부표예요. 대부분 부이의 왼쪽으로 돌도록 정해져 있으니 대회 안내를 확인하세요.
  • 웨이브 스타트(Wave Start): 참가자를 나이·성별·예상 기록별 그룹(웨이브)으로 나눠 출발하는 방식이에요. 국내 대회에서 가장 흔해요.
  • 스위밍 드래프트(Swimming Draft): 앞사람의 물살을 따라 힘을 아끼는 기술이에요. 수영에서는 공식적으로 허용되며, 옆이나 발쪽 물살을 이용해요.

수영은 자전거와 달리 드래프트(뒤따르기)가 허용되는 종목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다만 발차기로 얼굴을 맞지 않도록 간격은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예의예요.

자전거에서 꼭 알아야 할 말 — 드래프트 규칙

자전거 구간은 철인3종에서 가장 길고, 규칙도 까다로워요. 핵심은 드래프팅(Drafting), 즉 앞 자전거의 바람 가림을 이용하는 행위예요.

  • 논드래프트(Non-Drafting): IRONMAN과 국내 장거리 대회에서 쓰는 규칙이에요. 앞 자전거와 약 12m(자전거 3대 길이) 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하며, 추월할 때는 20초 안에 통과해야 해요. 바람 가림을 받으며 따라가면 페널티(보통 2~5분 정지)를 받을 수 있어요.
  • 드래프트 레이스(Draft-Legal): 올림픽 등 월드트라이애슬론 계열 엘리트 경기에서 쓰는 규칙으로, 펠로톤 주행이 허용돼요. 아마추어가 나가는 일반 대회와는 반대 규칙이니 혼동하지 마세요. 2026년부터 IRONMAN 프로부도 드래프트 존이 20m로 넓어졌다는 소식도 참고해 두면 좋아요.
  •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 자전거를 1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최대 파워(W)를 뜻해요. 훈련 강도를 정하는 기준으로 널리 쓰여요.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규칙 때문에 페널티 받지 않기"예요. 국내 대회도 대부분 논드래프트이므로, 평소 그룹 라이딩에 익숙해도 대회에서는 앞 차와 간격을 의식적으로 벌리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훈련할 때 듣는 말 — 브릭, 존2, 인터벌

훈련 일정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을 모았어요.

  • 브릭(Brick): 두 종목을 연달아 하는 훈련이에요. 대표적인 것은 바이크 직후 러닝(브릭 런)으로, "젤리 같은 다리"로 유명한 그 느낌을 대회 전에 미리 익히는 훈련이에요.
  • 존2(Zone 2): 최대심박수의 약 60~70%에 해당하는 저강도 심박 구간이에요. 지구력의 기초를 쌓는 훈련으로, 전체 훈련량의 70~80%를 이 구간에서 소화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 인터벌(Interval): 고강도와 회복을 번갈아 반복하는 훈련이에요. 수영·바이크·러닝 모두에 적용할 수 있어요.
  • TSS(Training Stress Score): 훈련 부하를 숫자로 환산한 지표예요. TrainingPeaks 같은 훈련 관리 도구에서 기본으로 사용돼요.
  • 테이퍼링(Tapering): 대회 1~3주 전 훈련량을 줄여 몸을 최상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 기간이에요.

초보 시기엔 용어가 많아 부담될 수 있지만, "브릭은 대회 모의고사, 존2는 기본 체력"이라는 두 가지만 기억해도 훈련 일정의 절반은 이해할 수 있어요.

기록과 운영에서 만나는 말 — PB, DNF, 컷오프

대회 당일과 결과표에서 자주 보게 되는 표현들이에요.

  • PB/PR(Personal Best/Record): 자신의 최고 기록을 뜻해요. "PB 냈어요!"라는 말이 바로 이거예요.
  • DNF(Did Not Finish) / DNS(Did Not Start): 결과표에서 '기권'은 DNF, '출발 못 함'은 DNS로 표기돼요.
  • DQ(Disqualification): 실격이에요. 드래프트 위반이나 헬멧 미착용 같은 규칙 위반이 대표적이에요.
  • 컷오프(Cut-off): 구간별 제한 시간이에요. "바이크 5시간 30분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처럼 대회마다 정해져 있어요. 초보자는 스프린트나 슈퍼스프린트처럼 여유 있는 코스부터 도전하는 것이 좋아요.
  • 에이지그룹(Age Group): 나이대별 순위 구분이에요. 아마추어 선수는 대부분 이 부문에서 경쟁해요.

결과표는 이 용어들을 알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내 나이대에서 몇 등이지?" 하고 찾아보는 재미가 철인3종의 또 다른 매력이에요.

한국 대회에서 자주 듣는 표현

국내 대회는 한국철인3종협회와 각 시·도 협회가 주관하는 경우가 많고, 공지에서 영어 원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는 편이에요. 실제로 현장에서 자주 듣는 표현을 정리했어요.

  • 전환구역: 트랜지션 존을 우리말로 옮긴 표현이에요. 경기요원이 "전환구역 출입은 번호표 확인 후 가능합니다"라고 안내하는 식이에요.
  • 바이크인/바이크아웃: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는 입구와 타고 나가는 출구예요. 마운트 라인 근처에서 요원이 통제해요.
  • 오픈워터 수영은 '안전요원'과 함께: 국내 대회는 수영 구간에 카약·보트 안전요원을 배치하며, 위급 시 손을 들면 구조선이 와요. '손 들기' 규칙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생명과 직결돼요.
  • 스프린트부터 시작하기: 국내에서도 스프린트(수영 750m·바이크 20km·런 5km) 대회가 꾸준히 열려요. 첫 출전이라면 올림픽 디스턴스(1.5km·40km·10km)보다 스프린트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해요.

한국어로 번역된 용어와 영어 원어가 공존하는 게 한국 철인3종 현장의 특징이에요. 어느 쪽으로 말해도 통하니, 공지에 나온 표현 그대로 익숙해지면 돼요.

용어의미비고
T1 / T2수영→바이크 / 바이크→런 전환기록 포함, ‘네 번째 종목’
사이트잉 (Sighting)물속에서 고개를 들어 방향 확인6~8스트로크마다
부이 (Buoy)코스 표시 부표대부분 왼쪽으로 돌기
드래프트 (Draft)앞 차의 바람 가림 이용자전거는 금지(논드래프트)
브릭 (Brick)두 종목 연속 훈련대표: 바이크→런
FTP1시간 유지 가능 최대 파워자전거 강도 기준
PB / DNF / DQ최고기록 / 기권 / 실격결과표 약어
컷오프 (Cut-off)구간 제한 시간대회별 상이

용어는 대회를 한 번 경험하면 절반이 저절로 몸에 익어요. 이 글을 읽은 뒤, 다음 대회 공지문에서 이 단어들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연습이 돼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하나씩 익히다 보면 어느새 후배 철인들에게 "브릭 돌고 T2 연습하세요"라고 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