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여전히 빠른 사나이

2026년 9월 27일 독일 베를린 마라톤에서 얀 프로데노(독일)가 2시간 23분 33초를 기록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아이언맨 세계선수권 3회 우승자인 그가 은퇴 후 처음으로 도시 마라톤에 나선 결과입니다. 대회 전 목표는 2시간 25분이었습니다. 결과는 목표보다 1분 이상 빨랐습니다.

프로데노는 2023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트레일 러닝과 울트라러닝 무대로 옮겨갔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정상급 기록을 냅니다. 지난 8월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UTMB 오시(OCC·50km)에서는 45~49세 부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기록은 6시간 31분 55초, 전체 58위였습니다. 은퇴 선수의 '취미'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숫자로 본 완주

프로데노는 후반이 더 빨랐습니다. 첫 하프를 1시간 12분 3초에 끊고, 후반 하프를 1시간 11분 30초에 마쳤습니다. 전형적인 네거티브 스플릿입니다. 초반에 몸을 아끼고 후반에 밀어붙이는, 그가 철인3종에서 보여줬던 레이스 운영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구간 기록
출발~하프 1시간 12분 3초
하프~결승 1시간 11분 30초
최종 2시간 23분 33초

프로데노의 대표 업적은 이렇습니다. 2015년, 2016년, 그리고 2019년 아이언맨 세계선수권(코나) 우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입니다. 2019년 코나에서는 7시간 51분 13초로 당시 코스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왜 이 기록이 대단한가

프로데노는 이제 프로 선수가 아니라 연령부(마스터스) 선수입니다. 그럼에도 2시간 23분대는 상위권 동호인에게도 결코 만만한 기록이 아닙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마라톤 훈련이 아니라 트레일 훈련에 시간을 쏟아 왔습니다. 노면이 전혀 다른 종목을 넘나들면서도 도시 마라톤에서 개인 기록을 만든 셈입니다.

프로데노가 정식 도시 마라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코나에서 보여준 달리기 실력을 도로에서도 검증해 보고 싶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는 이번 도전을 스스로 '곁다리 과제'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곁다리 과제의 결과가 2시간 23분대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곁다리 과제'가 남긴 것

그의 행보는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동호인에게 좋은 참고가 됩니다. 종목을 바꾸고 목표를 새로 세우는 것만으로도 훈련의 동기가 다시 살아납니다. 실제로 그는 코나 정상에 오른 뒤에도 트레일과 오픈워터 등 새로운 무대를 계속 찾아 나섰습니다.

45세의 기록은 나이에 대한 통념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꾸준히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종목의 경계도, 나이의 벽도 생각보다 낮습니다. 앞으로도 그의 트레일·로드 도전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철인3종 팬이라면 그가 다음에는 어떤 무대에 서는지 지켜볼 만합니다. 베를린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꼽히는 대회입니다. 프로데노가 앞으로 어떤 코스에서 어떤 기록에 도전할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