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첼 암 제-카프룬. 차가운 호수에서 수영 1.9km, 고도를 오르내리는 자전거 90km, 호숫가 평지를 달리는 21.1km로 이어지는 IRONMAN 70.3 대회가 열렸습니다. 9월 12~13일 니스에서 펼쳐질 70.3 세계선수권을 2주 앞둔 시점이라, 정상급 선수들에게는 세계선수권 전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남자부에서 70.3 세계선수권 2연패 챔피언을 꺾는 결과가 나오며 판도에 새 변수가 생겼습니다.

프리스터, 수영·자전거 동타를 러닝으로 갈랐다

우승은 독일의 라세 뉘고르 프리스터(1995년생)였습니다. 3시간 43분 29초, 종전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운 기록입니다. 프리스터는 자전거 90km를 2시간 5분 28초(구간 최속)로 끊었고, 하프 마라톤을 1시간 10분 58초(구간 최속)에 달려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 레이스는 자전거 초반부터 겐스, 프리스터, 카인들 등 5명의 선두 그룹이 1분 안팎의 간격으로 형성되며 전개됐습니다.
  • 자전거 20km 지점부터 이어지는 13km 오르막 구간이 사실상 승부처였습니다.
  • 프리스터와 겐스의 자전거 기록은 2초 차에 불과했지만, 러닝에서 2분 29초가 갈렸습니다. 겐스는 3시간 45분 59초로 2위, 카인들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레이스에서 이기는 게 정말 중요했다"는 프리스터의 말처럼, 이번 우승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심장마비를 이겨낸 복귀 스토리

프리스터는 2021년 카를로비바리 월드컵 우승과 함부르크 WTCS 4위로 두각을 나타낸 뒤, 독일 혼성계주 금메달에도 힘을 보탰던 선수입니다. 그런 그가 2024년 심장마비를 겪으며 잠시 커리어가 중단될 뻔했습니다. 기적적인 회복 끝에 2025년 크라이히가우 70.3에서 코스레코드 우승으로 부활을 알렸고, 올해 7월에는 욘셰핑 유럽선수권 70.3에서 정상에 오르며 장거리에서도 통할 것임을 증명했습니다. 이번 젤암제 우승은 그 상승세의 정점입니다.

겐스의 자평 — "훨씬 나아져야 한다"

2위로 밀려난 옐러 겐스는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세계선수권에서 경쟁할 수 없다. 훨씬 나아져야 한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2024년과 2025년 70.3 세계선수권을 연속 제패한 그로서는 9월 12~13일 니스에서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합니다. 세계선수권을 불과 2주 앞두고 당한 패배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니스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자부는 필립, 그리고 프로시리즈 구도

여자부에서는 앞서 전해드린 대로 라우라 필립이 코스레코드로 우승했습니다. 8월 15일 칼마르 풀코스 우승에 이은 2연속 대회 우승으로, 이 승리로 필립은 아이언맨 프로시리즈 여자부 포인트 1위 자리까지 꿰찼습니다. 남자부 프로시리즈에서도 프리스터의 우승은 순위 경쟁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번 대회는 세계선수권 시즌 피날레(10월 코나)를 앞두고 아이언맨 프로시리즈가 치르는 마지막 공식 일정이기도 했습니다. 정상급 선수들이 니스와 코나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준비하며 같은 출발선에 선 이례적인 레이스였던 만큼, 결과의 의미도 컸습니다.

오스트리아의 한여름 레이스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니스 세계선수권은 더 이상 '겐스 1강' 구도가 아니라, 프리스터라는 새로운 도전자가 가세한 격전이 될 전망입니다. 심장마비의 아픔을 딛고 최정상급 70.3 레이서로 성장한 프리스터가 2주 뒤 니스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