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팬들의 9월 마지막 주는 몬트리올이 달굽니다.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UCI 도로 세계선수권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도로 사이클 종목의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이 대회는 80여 개국에서 1,000명이 넘는 선수가 출전하고, 140개국 2억 명 이상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연중 최대 이벤트입니다. 몬트리올 개최는 1976년 올림픽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 스포츠 행사라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올해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부상 변수'입니다. 최근 부엘타 에스파냐에서 낙차로 쓰러진 포가차르가 세계선수권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무지개 저지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는, 어느 해보다 예측 불허의 레이스가 예고됐습니다.

포가차르, 3연패 도전이 부상으로 흔들리다

타데이 포가차르는 지난달 29일 부엘타 8스테이지에서 대형 낙차를 당해 쇄골 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그랜드 투어 3관왕 도전은 물거품이 됐고, 9월 세계선수권 출전도 불투명해졌습니다.

  • 3연패의 꿈: 포가차르는 세계선수권 도로 독주에서 2연패를 달성한 상태였습니다. 몬트리올 코스는 그에게 유리한 언덕형 서킷으로 평가받아, '3연패 달성'이 유력시되던 상황이었습니다.
  • 출전 가능성: 부상 시점 기준으로 세계선수권까지 약 3주가 남았습니다. 쇄골 골절의 경우 4주면 복귀가 가능한 사례도 있지만,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하기엔 빠듯한 일정입니다. 라이벌 반데르풀도 "부상을 감안하면 출전이 어려워 보이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브네풀, '지배자' 자리를 노린다

포가차르의 공백이 예상되면서 가장 크게 웃는 선수는 레무코 에브네풀(벨기에)입니다. 현 세계선수권 도로 부문 챔피언인 그는 이번 시즌 평지, 언덕, 산악을 가리지 않고 라이벌들을 제압하며 사실상 '현역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TT 4연패 도전: 에브네풀은 타임 트라이얼(ITT)에서 3연패를 기록 중입니다. 몬트리올에서 우승하면 사상 첫 4연속 TT 타이틀이라는 대기록을 세웁니다.
  • 도로 독주 2연패: 도로 레이스에서도 우승 후보 1순위입니다. 벨기에 대표팀은 와우트 반 아에르트, 티스 베노트가 합류해 전력을 다합니다. 다만 팀 동료인 팀 웰렌스는 부상 여파로 출전하지 않습니다.

언덕 코스에서 갈리는 희비

올해 세계선수권은 몬트리올 그랑프리(GP)와 유사한 서킷에서 펼쳐집니다. 몽루아얄 공원 일대의 짧고 가파른 언덕이 반복되는 코스로, '펀처'들에게 유리한 설계입니다.

  • 타임 트라이얼(9월 20~22일): 남녀 엘리트가 동일한 39.9km 코스를 달립니다.
  • 도로 레이스(9월 24~27일): 주니어, U23, 엘리트 여자, 엘리트 남자 순으로 열립니다. 엘리트 남자 경기는 27일에 진행됩니다.

코스 특성상 반데르풀, 마스 페데르센, 톰 피드콕, 리처드 카라파스, 마이클 매튜스 등 '클래식 스페셜리스트'들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개최국 캐나다의 마이클 우즈도 홈 팬들의 응원 속에 도전장을 냅니다.

여자부, '빅3'의 격돌

여자부도 화려한 라인업이 예고됐습니다.

  • 데미 폴레링(네덜란드): 올 시즌 월드투어를 지배한 최강자. 무지개 저지가 유력합니다.
  • 로테 코페키(벨기에): 도로와 트랙을 오가는 만능형 선수로, 언제나 우승 후보입니다.
  • 카타지나 니에비아도마(폴란드)·폴린 페랑 프레보(프랑스): 산악과 도로를 넘나들며 도전장을 냅니다.

무지개 저지의 주인공은 누구

매년 세계선수권의 우승자는 그해를 상징하는 '무지개 저지'를 1년간 입게 됩니다. 올해는 부상 변수로 인해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포가차르가 기적적으로 회복해 3연패에 도전할지, 에브네풀이 도로와 TT를 동시에 석권하며 '지배자'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반데르풀이 클래식 스페셜리스트의 자존심을 지킬지. 9월 20일부터 7일간, 몬트리올의 언덕 위에서 사이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쓰여집니다. 한국 사이클 팬들에게도 이번 세계선수권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