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 주, 철인3종 팬들의 시선은 프랑스 남부 니스로 쏠립니다. 70.3(하프 아이언맨)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IRONMAN 70.3 세계선수권이 9월 12~13일 이틀간 프랑스 리비에라의 니스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수영 1.9km, 자전거 90km, 러닝 21.1km로 이어지는 이 대회는 매년 '올해의 빅매치'로 꼽히지만, 올해는 유독 출전 선수 명단이 화려합니다. 최근 몇 년간 하프 디스턴스에서 이름을 날린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말 그대로 역대급 라인업입니다.
니스가 70.3 세계선수권을 품는 건 2019년 이후 7년 만입니다. 당시 구스타브 이덴이 이곳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죠. 이후 대회는 2028년까지 다시 니스로 돌아오지 않지만, 개최지는 향후 2026년과 2028년 두 차례 더 니스로 고정됐습니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에서 시작해 알프스 산록의 언덕을 넘고, 앙글레 거리를 달려 결승선에 들어서는 코스는 '가장 아름다운 무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여자부, 찰스-바클레이의 수성 vs 니브의 탈환
여자부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지키는 자'와 '빼앗는 자'의 대결입니다.
- 루시 찰스-바클레이(영국): 디펜딩 챔피언. 지난해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정상에 오르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 테일러 니브(미국): 무려 3회 우승자. 지난해 찰스-바클레이에 이어 2위에 머물렀던 아픔을 딛고 탈환에 나섭니다.
- 라우라 필립(독일): 2024년 니스에서 열린 풀디스턴스 세계선수권 우승자. 70.3에서도 항상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 캣 매튜스(영국): IRONMAN 프로 시리즈 2회 챔피언. 올 시즌 뉴질랜드, 질롱, 엘시노어를 휩쓸며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 솔베이그 뢰브세트(노르웨이): 지난해 10월 풀디스턴스 세계선수권에서 첫 우승을 따낸 뒤 올해도 텍사스와 함부르크를 연달아 제패했습니다.
여기에 폴라 핀들레이, 줄리 데론, 이모젠 시먼즈까지 가세하며 여자부는 어느 한 명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혼전 양상입니다. 필립이 이번 시즌 70.3 첼 암 제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폼을 이어 간다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남자부, 진스의 3연패 도전을 막을 자
남자부는 '2연패 챔피언' 벨기에의 젤레 진스가 3연패에 도전하는 구도입니다.
- 젤레 진스(벨기에): 2024년과 2025년 연속 우승. 지난해 마르베야에서 블루멘펠트를 꺾고 2연패를 완성했습니다.
- 크리스티안 블루멘펠트(노르웨이):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22년 70.3 세계선수권 챔피언. 지난해 준우승에 이어 이번엔 정상을 노립니다.
- 카스퍼 스토네스(노르웨이): 현 풀디스턴스 세계선수권 챔피언. 올해 프랑크푸르트 유럽선수권까지 제패하며 물오른 기량을 뽐냅니다.
- 구스타브 이덴(노르웨이): 2019년 니스에서 70.3 세계선수권 첫 우승을 차지한 '니스의 사나이'. 2021년 우승을 포함해 통산 2회 챔피언입니다.
- 리코 보겐(독일): 2023년 챔피언. 요나스 쇰부르크와 함께 독일의 자존심을 지킵니다.
레이팅 전문 사이트의 승률 예측을 보면 진스 26%, 블루멘펠트 24%로 두 선수가 사실상 공동 1순위입니다. 뒤를 스토네스(7%), 보겐(4%)이 쫓는 구도입니다. 노르웨이 선수 3명이 동시에 포디엄에 오를지, 아니면 벨기에·독일이 대열을 깰지가 남자부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니스 코스, 무엇이 승부를 가를까
70.3 세계선수권의 니스 코스는 '아름답지만 잔인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 수영(1.9km): 코트다쥐르의 푸른 바다에서 웨이브 스타트로 시작합니다. 9월 수온은 대체로 22도 안팎으로, 웻슈트 허용 여부가 변수가 됩니다.
- 자전거(90km): 해안을 떠나 알프스 산록으로 향하며 총 1,500m 안팎의 고도를 오릅니다. 언덕 구간에서의 힘 배분이 순위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 러닝(21.1km): 앙글레 거리의 플랫 코스를 두 바퀴 돕니다. 자전거에서 얼마나 힘을 아꼈는지가 드러나는 구간입니다.
한국 동호인에게도 의미 있는 대회
이번 대회는 국내 철인3종 동호인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대회들에서 배정된 쿼터를 획득하면 니스 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년 수십 명의 한국 동호인들이 아시아 대회와 국내 대회를 통해 출전권을 따내 니스 스타트라인에 섭니다.
- 응원 포인트: 해외 원정 도전을 준비 중이라면, 엘리트 선수들이 언덕 구간과 전환 구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눈여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 경기 시청: 대회는 한국 시간 기준으로 12일 밤~13일 새벽 사이 진행됩니다. 공식 채널과 IRONMAN 트래커로 실시간 순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주말, 작은 대회부터 큰 꿈까지
70.3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같은 주말, 유럽에서는 챌린지 알메레 등 굵직한 대회들도 나란히 열립니다. 하프 디스턴스 한 주간의 향방을 결정짓는 9월 둘째 주말인 셈입니다. 진스가 3연패에 성공해 '지배자'의 입지를 굳힐지, 블루멘펠트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체면을 회복할지, 여자부에서는 니브가 4번째 무지개 타이틀을 되찾을지 — 니스에서 펼쳐질 48시간의 레이스가 기대됩니다. 국내에서 하프 아이언맨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 경기를 보며 내년 도전의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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