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JTBC 서울마라톤을 목표로 훈련 중이라면, 지금이 정확히 '두 달 전'이에요. 풀코스 출전을 앞둔 러너들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체중이에요. '1kg을 빼면 풀코스에서 3분이 빨라진다'는 말이 업계에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올 만큼, 체중과 마라톤 기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함정이 있어요. 대회를 앞둔 감량은 '빼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먼저예요. 근육과 글리코겐까지 태우는 무리한 감량은 레이스 당일 컨디션을 망치는 지름길이니까요. 이번 글에서는 두 달 동안 몸을 가볍게 하면서도 레이스 퍼포먼스를 지키는 계산법을 정리해 볼게요.
체지방 1kg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체지방 1kg을 태우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약 7,000~7,700kcal예요. 숫자로만 보면 감이 안 오죠. 체중 65kg인 사람이 달리기로 이 열량을 소비하려면 약 100km를 달려야 해요. 1km당 소비 열량이 대략 체중 1kg당 1kcal이니까, 65kg 러너는 1km에 약 65kcal를 쓰는 셈이에요.
- 10km 조깅 = 약 650kcal
- 20km 롱런 = 약 1,300kcal
- 30km LSD = 약 1,950kcal
이 계산의 교훈은 명확해요. 훈련만으로 2~3kg을 빼려면 매주 마라톤급 거리를 달려야 하는데, 그건 피로와 부상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그래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전략은 하나예요. '운동으로 30%, 식사로 70%'가 아니라, 운동은 운동대로 꾸준히 하고 식사 조절로 열량 적자를 메우는 방식이에요. 훈련으로 1kg, 식사 조절로 1kg을 더하면 두 달이면 무리 없이 2kg에 도달할 수 있어요.
감량 속도는 '주 0.5~1%'가 안전선이에요
운동선수 대상 연구들을 종합하면,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감량할 수 있는 안전한 속도는 주당 체중의 0.5~1%예요. 체중 70kg 러너라면 주당 350~700g 수준이에요. 이보다 빠르게 빼면 지방보다 근육이 먼저 분해될 위험이 커요.
- 하루 300~500kcal의 적자를 목표로 잡아요. 굶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평소 식사에서 군것질과 음료만 줄여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크기예요.
- 단백질은 체중 1kg당 1.2~1.6g을 지켜요. 감량 중에도 근육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닭가슴살, 생선, 두부, 달걀을 매 끼니마다 한 가지씩 넣어 보세요.
- 훈련 강도가 높은 날은 탄수화물을 완전히 빼지 않아요. 장거리 훈련 전날 저녁은 평소처럼 먹는 게, 다음 날 훈련의 질을 지키는 길이에요.
- 수면도 식단만큼 중요해요. 감량 중에는 수면 부족이 식욕 호르몬을 흔들어 야식 욕구를 높이는 경우가 많아요.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훈련 계획에 포함시키고, 감량 기간에는 술을 멀리하는 것이 좋아요. 알코올은 지방 연소를 멈추게 할 뿐 아니라 회복도 늦춰요.
운동은 '집중형'과 '꾸준형'으로 나눠요
감량을 위한 훈련 설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주말에 몰아서 하는 '집중형'과, 매일 조금씩 쌓는 '꾸준형'이에요. 둘 다 정답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의 일정에 맞는 쪽을 골라 보세요.
- 집중형: 주중엔 평소 훈련을 유지하고, 주말 롱런을 90~150분으로 늘려요. 운동이 끝난 뒤에도 몸이 따뜻하게 유지되면서 열량을 더 쓰는 현상(운동 유발성 체열 생성)이 있는데, 마지막 5~10분만 페이스를 올리거나 200~300m 질주를 3~5회 섞어 주면 이 효과가 커져요.
- 꾸준형: 매일 40~60분을 쉬지 않고 움직여요. 하루치가 작아 보여도 일주일로 합치면 400~500분이 돼요. 회복이 느린 러너는 집중형보다 이쪽이 부상 위험이 낮아요.
- 어느 쪽이든 원칙은 같아요. 평소보다 페이스를 내려서라도 '오래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고, 훈련 후엔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피로를 빨리 풀어주는 거예요. 단번에 훈련량을 늘리면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간 거리 증가는 10% 이내로 유지해 주세요.
마지막 2주, 감량은 멈추고 '유지'로 전환해요
대회 2주 전부터는 감량을 멈추는 게 원칙이에요. 이 시기엔 체중보다 '근육에 에너지를 채우는 일'이 우선이에요. 대회 3일 전부터는 식사의 탄수화물 비율을 65~70%까지 끌어올리고,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평소 안 먹던 음식은 피해요.
- 대회 1~2일 전에는 체중 1kg당 10~12g 수준까지 탄수화물을 올리는 '로딩' 가이드를 참고할 수 있어요. 다만 평소 훈련 때 연습해 본 방식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해요.
- 대회 아침에는 대회 1~4시간 전에 익숙한 탄수화물 위주로 가볍게 먹어요. 바나나, 식빵, 흰밥처럼 소화가 빠른 음식이 좋아요.
- 수분은 하루 2~3L를 꾸준히 나눠 마시고, 전해질도 평소 훈련에서 쓰던 제품으로만 보충해요. 처음 먹어보는 젤이나 음료는 대회 당일 절대 시험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에요.
- 체중계 숫자에 연연하지 마세요. 로딩 기간에는 글리코겐과 수분 때문에 체중이 1~2kg 오히려 늘어날 수 있는데, 이건 몸이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상적인 신호예요.
두 달의 감량은 결국 '레이스 당일의 가벼움'을 위한 준비 운동이에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가 전부예요. 주간 0.5~1%씩 내려온 체중은 대회 날 당신의 다리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 줄 거예요. 마지막 주에 체중계를 내려놓고, 밥을 잘 챙겨 먹는 것으로 감량을 마무리하는 게 진짜 고수들의 방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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