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젓는 게 답일까요 — 스트로크 회전수와 스트로크 길이, 내 '스윗 스팟' 찾는 법

하루는 "스트로크를 길게 가져가라"는 말을 듣고, 다음 날은 "팔을 더 빨리 돌려라"는 조언을 듣게 돼요. 두 조언 모두 맞지만, 문제는 내 몸에 맞는 '비율'이 따로 있다는 점이에요. 수영 속도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분당 스트로크 수(스트로크 레이트)와 한 번 젓을 때 나아가는 거리(스트로크 길이)의 곱일 뿐이니까요. 진짜 어려운 건 이 두 숫자를 어떻게 조합할지 결정하는 일이에요.

스트로크 레이트와 길이, 서로를 희생하지 않는 법

스트로크 레이트(SR, 분당 스트로크 회전수)는 신경근 파워와 관계가 깊어요. 팔을 얼마나 빠르게 돌릴 수 있는지가 직결되죠. 반대로 스트로크 길이(SL, 한 번 젓을 때 나아가는 거리)는 물잡기 기술과 힘의 전달 효율에 달려 있습니다. 속도는 이 두 값의 곱이라서 어느 한쪽만 높이면 다른 쪽이 떨어지기 마련이고요.

2025년 9월 Frontiers in Sports and Active Living에 발표된 연구를 한번 볼게요. 2019 유럽 쇼트코스 선수권에 출전한 선수 324명을 분석했는데, 재미있는 패턴이 나왔어요. 50m 단거리에서는 스트로크 길이가 속도와 가장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어요(남자 ρ=0.57, 여자 ρ=0.50). 반면 스트로크 레이트는 거의 관련이 없었고요. 거리가 길어질수록 상황이 뒤집힙니다. 남자 1,500m에서는 스트로크 레이트의 상관도가 ρ=0.37, 여자 800m에서는 ρ=0.45까지 올라가요. 거리가 길수록 팔 회전 리듬이 속도를 결정한다는 뜻이에요.

메달리스트들의 전략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50m 금메달리스트들은 스트로크 길이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평균보다 높은 레이트를 유지했습니다. 중장거리에서는 레이트를 높이고 길이를 약간 줄이는 쪽으로 전환했죠. 즉 '어느 한쪽'을 고르는 게 아니라 '두 능력을 모두' 키운 선수가 메달을 따는 구조입니다.

힙 드리븐과 숄더 드리븐, 스트로크의 두 철학

올림픽 수영 선수 출신 게리 홀 시니어가 트라이애슬론 커뮤니티에 기고한 글을 보면, 스트로크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손이 앞에서 머무는 시간이 긴 쪽을 '힙 드리븐(골반 중심)', 짧은 쪽을 '숄더 드리븐(어깨 중심)'이라고 부릅니다. 마이클 펠프스나 케이티 레데키 같은 선수는 두 가지를 섞은 하이브리드 스타일을 쓰기도 해요.

힙 드리븐의 스트로크 레이트는 보통 분당 50~70회입니다. 한 번 젓는 힘이 커서 스트로크당 거리가 길어지고 에너지 효율이 좋아요. 대신 추진이 없는 '데드 타임'이 전체 사이클의 65%나 돼서, 파도가 있는 오픈워터에서는 속도가 흔들리기 쉬워요. 이 단점을 보완하려면 6비트 킥을 넣어 속도를 보강해 줘야 합니다.

숄더 드리븐은 분당 85~100회로 더 빠르게 팔을 돌려요. 추진 구간이 전체 사이클의 58%까지 늘어나서 데드 타임이 줄고 속도 변동 폭도 작아집니다. 오픈워터나 철인3종에서 더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다만 높은 레이트를 유지하려면 어깨 지구력과 회전에 필요한 근지구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70~85 구간은 두 스타일의 경계 영역이라서, 어떤 드리븐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개인차가 많이 나타나는 구간입니다.

25m 몇 번 젓고 계신가요 — 스트로크 수와 SWOLF 진단

자신의 현재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25m 한 레인을 몇 번 젓는지 세어 보는 거예요. 한국 수영 커뮤니티에서 중급반은 보통 22~26회, 20회 이내면 자유형에 좀 자신 있는 편, 14~16회는 상급 수준으로 이야기돼요. 물론 푸시오프의 강도나 개인 팔 길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자기 기준선을 잡는 용도로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간을 더하면 SWOLF(수영 골프) 점수가 계산됩니다. 공식은 간단해요: 25m 소요 시간(초) + 스트로크 수. 숫자가 낮을수록 효율이 좋아요. 일반적으로 25m 풀에서 30 미만은 엘리트, 35 미만은 좋은 편, 40~45는 평균, 45 이상이면 기술 개선으로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는 구간이에요. 예를 들어 19초에 16스트로크로 도착했다면 SWOLF는 35로 꽤 준수한 점수입니다.

SWOLF의 장점은 스트로크 수만 보면 빠지는 함정을 피해 준다는 점이에요. 스트로크 수를 억지로 줄이려고 글라이딩을 길게 가져가면 시간이 같이 늘어나서 점수에 반영됩니다.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보는 지표라서 발전 추적에 안성맞춤이죠.

나만의 최적 지점을 찾는 7x100 세트

호주 수영 코치 브렌튼 포드의 Effortless Swimming에서 소개한 프로토콜이 가장 실용적이에요. 템포 트레이너(FINIS 제품)나 메트로놈 앱을 준비하고, 다음과 같이 진행해 보세요.

7 x 100m 자유형, 휴식 30초. 100m마다 목표 스트로크 레이트를 4씩 올려 갑니다. 첫 100m의 시작 레이트는 자신의 레이스 페이스에 따라 골라요. 100m당 2분 15초보다 느리면 44부터, 1분 50초~2분 15초는 48, 1분 30초~1분 49초는 52, 1분 30초보다 빠르면 56부터 시작합니다. 각 100m마다 시간, 스트로크 수, 주관적 노력도(RPE)를 기록하세요.

여기서 찾는 지점은 스트로크 수와 노력도가 같거나 낮아지면서 시간이 빨라지는 구간입니다. 예를 들어 분당 68회에서 1분 7초가 나오다가 72회에서 스트로크 수는 그대로인데 1분 5초로 줄었다면 그게 스윗 스팟이에요. 절대적인 숫자는 없고 체격, 유연성, 기술에 따라 저마다 다른 값이 나옵니다.

레이트를 높일수록 오히려 시간이 느려진다면 시작 레이트를 더 낮춰서 다시 시도해 보세요. 팔만 빠르게 돌고 물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헛돌기(spinning)' 상태라는 신호입니다.

템포 트레이너, 과학이 입증한 효과

스트로크 레이트를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훈련 도구로 가장 널리 쓰이는 건 템포 트레이너(Tempo Trainer Pro)예요. 수모 안에 넣고 설정한 주기에 맞춰 삑 소리를 내며, 그 소리에 맞춰 팔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2025년 5월 Frontiers에 실린 연구를 보면, 메트로놈 가이드 훈련이 유산소 훈련 페이스 적응을 가속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간단한 도구로도 훈련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연구(2023, 훈련받은 수영자 13명)에서는 메트로놈으로 스트로크 레이트를 고정한 뒤 시즌별 스트로크 길이 변화를 추적하는 방법론이 개발되었어요. 코치 없이 혼자 훈련하는 분들도 이 방법을 응용할 수 있습니다.

템포 트레이너가 없다면 스톱워치로 30초 동안 스트로크 수를 세어 2를 곱하는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 메트로놈 앱을 켜고 BPM을 목표 스트로크 레이트 값으로 설정한 뒤 비트에 맞춰 팔을 돌려도 됩니다.

오픈워터와 철인3종, 수영장과는 다른 접근

철인3종이나 오픈워터 수영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필요해요. 웻슈트의 부력 덕분에 다리가 잘 떠서 자세 유지가 쉬워지고, 평소보다 스트로크 레이트를 높여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미국 트라이애슬론 협회(USAT)의 가이드에 따르면 워밍업 50spm, 레이스 페이스 56spm, 스프린트 구간에서 70~80spm 정도가 적당해요.

드래프트 상황에서는 앞선 선수의 물살을 타기 위해 짧고 빠른 스트로크로 리듬을 맞추는 게 유리합니다. 혼자 헤엄칠 때는 조금 더 길게 미끄러지는 스트로크가 에너지를 아껴 주고요. 대회 전에 7x100 세트를 웻슈트 착용 상태로 다시 해 보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픈워터 코스는 풀보다 직선이 아니고 파도와 조류도 있어서, 목표 스트로크 레이트를 풀보다 5~10% 높게 설정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파도에 밀려 리듬이 흐트러져도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거든요.

내 발걸음에 맞는 리듬을 찾아서

정리하자면 수영 속도의 핵심은 팔을 빨리 돌리는 기술과 길게 나아가는 기술, 그 균형에 있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비율을 알 수는 없지만 7x100 세트를 정기적으로 실행하면 내 몸에 맞는 지점이 점점 선명해져요.

한 번에 하나씩 바꾸는 걸 추천드립니다. 먼저 지금의 스트로크 레이트에서 스트로크 길이를 최대한 늘리는 연습(1레인당 스트로크 수를 1~2개 줄이는 목표)을 해 보세요. 그다음 스트로크 길이를 유지한 채 레이트를 조금씩 올려 보는 거예요. 3~4주마다 재측정하면 스윗 스팟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 과정 자체가 수영 실력 향상의 지표가 되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