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을 시작하면 반드시 마주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단체 라이딩을 나가야 하는데, 내 철인자전거(TT 바이크)로 나가도 되나요?" 답은 간단합니다. 안 됩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단순히 "규정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안전 문제죠. 그리고 이 한 가지 규칙배경에는 그룹 라이딩 전반의 에티켓과 매너가 모여 있습니다.
혼자 탈 때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에어로바를 깊숙이 파고들어 최대한 공기 저항을 줄이면 됩니다. 하지만 단체로 움직이는 순간,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뒤따라오는 선수가 앞의 상황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신호 전달이 생명이 됩니다. 오늘 이 글에서 초보 선수가 단체 라이딩에 나가기 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에티켓과 안전 수칙을 정리해 드립니다.
에어로바 떼고 나가세요 — TT 바이크의 근본적인 위험성
단체 라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 하나만 꼽으라면 **"에어로바 제거"**입니다. 많은 동호회원들이 자신의 로드바이크에 TT용 에어로바를 붙여 놓는데, 이는 단체 라이딩 시 절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핸들에 손을 올리지 않으면 브레이크에 즉시 대응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충돌 시 에어로바 위에 팔을 짊어진 채 달리는 자전거는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칼'이 됩니다. 캐나다 트라이애슬론 매거진에서 밝힌 것처럼, 대부분의 그룹은 TT 바이크 자체를 라이딩에 참여시키는 것을 금지합니다. 어댑터형 에어로바라면 이를 완전히 떼내고 일반 핸들바 포지션으로 돌아오셔야 합니다.
한국 상황: 국내 트라이애슬론 클럽이나 동호회 대부분이 이 규칙을 엄격히 준수합니다. 미추홀철인클럽 등 주요 철인 클럽에서는 "헤드폰 사용 금지, 에어로바 사용 금지"를 명시적으로 안내합니다. 처음 가는 그룹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라이딩 규칙을 확인하세요.
에어로바 제거 후 일반 핸들바로 전환 — 브레이크 접근성이 보장 됩니다.
핸드시그널 — 말이 아니라 손으로 알리는 것

뒤따라오는 선수는 앞선 선수가 보는 장애물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앞 라이더가 모든 정보를 신호로 전달해야 합니다. 다음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핸드시그널입니다.
우회전: 오른손을 우측으로 뻗음
좌회전: 왼손을 좌측으로 뻗음
감속: 오른손 바닥을 아래 향한채 아래위로 흔듦
정지/장애물: 손등을 뒤에 보이게 들어올리거나 손가락으로 장애물 방향 가리킴
중요한 것은 상대를 보고 신호하지 마세요라는 것입니다. 신호를 보고 반응을 하려다 오히려 불안정해집니다. 신호를 내면 곧장 앞으로 고개를 돌려야 하며, 한 손은 반드시 핸들바를 잡은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핸들을 놓치지 않는 게 첫 번째 원칙입니다.
한국 도로 환경에서는 차량이 빠르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호를 늦게 주거나 아예 안 주는 것이 가장 큰 위험 요소입니다. 교차로 진입 50m 전에는 반드시 우회전·좌회전 신호를 주고, 길가에 있는 맨홀 커버나 균열 같은 장애물은 손가락으로 방향을 지적하면서 음성으로도 알려줍니다.
풀백(paceline) — 순환 루킹의 원리와 실전 팁
단체 라이딩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우는 기술이 paceline(팩라인)입니다. 한 줄 또는 두 줄로 배열된 사이클러들이 앞에서 리딩하고 뒤로 돌아가기를 반복합니다. 앞사람이 바람을 가르므로 뒤 사람은 공기 저항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팩라인 뒤에서 주행할 경우 최대 30~40%까지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Hincapie Sportswear 분석).
풀백 돌고리 순환 방법:
- 앞사람이 오른쪽으로 피하면(peel off) 자신이 앞으로 이동
- 1~3분간 리드를 pulled 후 다시 오른쪽으로 피어 뒤로 내려감
- 마지막 라이더 뒤로 들어가 순환 재참여
빠른 라이더는 더 긴 time을 pull하여 다른 라이더가 충분히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배려입니다. 반면 경험이 부족한 라이더는 짧은 순환 시에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그룹의 페이스를 깨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
- 갑자기 속도를 높여 앞 라이더와 간격 벌어뜨리기 → 뒤 라이더 추종 불가
- 떨어졌다가 급히 따라붙기 → 그룹 리듬 붕괴
- 끌어주기 없이 뒤에만 숨기 → 그룹 내에서 평가 하락
CTS(Coach That Sports)가 제시한 핵심 Tip 중 하나는 "떨어진 후 다시 합류할 때 바로 마지막 라이더 위에 붙으려면 강한 페달링 3회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떨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드레프팅(drafting) — 연습장과 경기장은 다르다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는 대부분의 age-group 경기가 non-draft race입니다. World Triathlon이 2025년 룰을 개정하면서 드레프트 존을 통일했으며, Age Group 대회는 12미터 거리 × 25초 이내 추월 규칙을 적용합니다. IRONMAN Challenge Series도 동일하게 12m/25초입니다.
하지만 연습용 그룹 라이딩에서는 드레프팅이 일반적입니다. Active.com 자료에 따르면 유효한 드레프팅 거리는 앞 뒤 자전거간 휠 사이 18~24인치(약 45~60cm)입니다. 이 정도 거리에서만 공기 저항 감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무리하게 가까워지지 말고 그룹 뒤에서 적당히 거리들 두고 따라가는 것도 좋은 학습법입니다.
한국에서의 드레프팅 현실: 국내 대회 중 드래프트 허용 (event 유형) 대회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서울마라톤 연계 트라이애슬론, 코리아 시리즈 일부 스프린트 등이 드래프트 허용인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은 드래프트가 금지됩니다. 따라서 연습장에서 드레프팅 기술을 익혀도 실제 대회에서는 엄격하게 간격을 유지해야 합니다. 대한철인3종협회(KTA) 규정에서도 드레프트 위반 시 5분 penalty time 또는 탈락 조치가 있을 수 있음을 안내합니다.
| 구분 | 드레프트 존 | 추월 시간 |
|---|---|---|
| Age Group (World Triathlon) | 12m × 3m 직사각형 | 25초 이내 |
| Pro (IRONMAN, 2026 기준) | 20m | 45초 |
| 연습 그룹 라이딩 | 45~60cm 후륧간격 | 제한 없음 |
| Non-draft 대회 | 금지 | — |
날씨와 장비 — 펜더(fender)와 조명의 역할
비 오는 날 단체 라이딩을 나갈 때, 앞 fender(펜더/ mudguard)는 뒷 라이더를 위해 필수입니다. 앞사람 타이어에서 튀는 물방울과 진흙을 막아주므로, 그룹이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많은 그룹에서 우중주 시 fender 장착이 필수 입니다.
한국은 여름 장마철과 겨울 결빙 시에 갑작스러운 강수량 변화가 큽니다. 특히 비가 오지 않아도 아침 새벽에는 도로면이 젖어 있을 수 있으므로, 상시 fender 장착을 권장합니다. 야간 또는 새벽 라이딩 시에는 전조등, 후미등 장착이 의무이며, 그룹 리더는 플래싱 주황 등으로 그룹 전체 위치를 표시합니다.
국내 그룹 라이딩 문화와 팁
국내 트라이애슬론 클럽의 그룹 라이딩 문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미추홀철인클럽: 정기 화요일/목요일 저녁 라이딩, 신규 멤버 환영. RR 라이드 또는 no-drop ride 운영.
- 서울철인3종협회(KTA affiliated): 공식 훈련 일정 공개. 초보자 페이스 세션 별도 운영.
- 부산/대구 지역 clubs: 해안가 /그룹 라이드 혼합. 주로 일요일 아침 대형 그룹 라이드 진행.
- 제주도clubs: 서귀포~성산 간 루트 활용. 구릉지 구간 페이스 조절 규칙이 존재.
국내 초보자를 위한 실전 Tip:
- 페이스북이나 다음카페에 가입해서 해당 지역 그룹 라이드 일정을 먼저 파악
- 첫 참가 시 "no-drop ride인지 drop 가능 ride인지" 반드시 확인
- 그룹 리더와 동료 라이더들에 본인의 페이스 레벨 알려주기(초급/중급/상급)
- 보급 지역과 자전거 이상 시 대처 요령 미리 체크
- 한국 도로 특성상 자동차 통행이 많으므로 도로 라이딩 구역 강조 (차도 중앙보다 약간 우측 유지)
마무리 — 안전이 최우선, 에티켓이 신뢰를 만든다
그룹 라이딩의 궁극적 목표는 함께 잘 달리는 것입니다. 혼자 더 빨리 달리더라도 그룹이 느려지면 의미가 없고, 그룹이 빠르더라도 혼자 못 따라가면 의미가 없습니다. 상호 신뢰와 소통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첫 그룹 라이드에 나가기 전에 다음 체크리스트를 확인하세요.
- 에어로바 제거 및 일반 핸들바 포지션 준비 완료
- 핸드시그널 4가지(우회전/좌회전/감속/정지) 몸으로 익히기
- 앞 자전거 바퀴와 간격 45~60cm 거리 감 잡기
- 그룹의 페이스 레빌 파악 (내 페이스는 어느정도 인지?)
- 헬멧, 라이트, 펜더 — 필수 장비 모두 장착
그룹 라이딩은 한 번 습관 들이면 평생 바뀌지 않습니다. 처음엔 떨리고 낯설지만, 세 번 네 번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흐름에 녹아듭니다. 그날이 오길 기다리며, 오늘은 안전벨트처럼 헬멧만 잘 착용하고 나오시길 바랍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