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tvN에서 '무쇠소녀단'이 방영됐다. 수영 1.5km, 자전거 40km, 달리기 10km로 이어지는 올림픽 디스턴스 철인3종에 도전한 배우 진서연·유이·설인아·박주현의 도전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단장은 UFC 출신 김동현, 코치진에는 한국 최초로 철인3종 올림픽에 출전한 허민호와 국내 상위 랭커 코치가 합류했다. 이들은 2024년 10월 통영 월드 트라이애슬론컵 동호인부에 출전해 네 명 모두 완주에 성공한다.
이 글은 방송과 이후 공개된 인터뷰에서 드러난 훈련 장면과 코치의 조언을 바탕으로 '어떻게 완주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방송 편집상 모든 훈련 세부가 공개된 것은 아니므로, 일부 내용은 공개된 범위 안에서의 정리임을 미리 밝혀 둔다. 멤버 소개와 경기 서사는 별도 글이 다루므로, 여기서는 훈련 내용에 집중한다.
시작점은 제각각이었다 — 약점부터 진단
무쇠소녀단 훈련의 첫 단계는 멤버별 장단점을 나누는 일이었다. 네 명의 출발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 유이: 수영 선수 출신으로 수영과 러닝이 강한 에이스였다. 반대로 자전거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사이클이 최약 종목이었다.
- 진서연: 오랜 웨이트 경험으로 근력은 있었지만 물 공포증이 있어 수영에서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 설인아: 어떤 운동이든 빠르게 적응하는 '운동 천재'로 불렸지만 달리기와 무릎 통증이 약점이었다.
- 박주현: 운동 경험이 적은 초보로, 웻슈트의 답답함을 호소하며 적응에 애를 먹었다.
| 멤버 | 강점 | 약점(훈련 포인트) |
|---|---|---|
| 유이 | 수영·러닝(수영부 출신) | 자전거 공포 |
| 진서연 | 근력(웨이트 경험) | 물 공포증·수영 |
| 설인아 | 운동 적응력 | 달리기·무릎 통증 |
| 박주현 | 끈기와 승부욕 | 전 종목 경험 부족·웻슈트 적응 |
핵심은 훈련 설계가 '개인별 약점 보완'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자전거가 약한 유이는 초보 훈련부터 다시 받았고, 수영이 약한 진서연과 박주현은 따로 보충 훈련을 소화했다.
방송에 드러난 훈련의 구성
방송에서 공개된 훈련 기간은 두 달 남짓이었다. 제작진 인터뷰에 따르면 훈련 2개월째에 슬럼프가 찾아올 만큼 강도 높은 일정이었고, 언론은 촬영 전체를 '120일의 여정'으로 부르기도 했다.
- 주간 일정의 반복: 실내 수영 레슨, 오픈워터 수영(한강), 사이클 훈련, 러닝, 근력 운동이 한 주 안에 골고루 배치됐다. 방송 캐치프레이즈는 '삼시 세끼 대신 삼시 운동'이었다.
- 기록을 재는 사이클 훈련: 서울 삼막사의 2.5km 오르막 구간을 정해 두고 기록을 재는 타임 트라이얼 훈련이 반복됐다. 네 명 모두 30분 초중반대를 오가며 향상세를 보였다. 클릿 슈즈 착용법 같은 기초 기술도 코치가 직접 지도했다.
- 실전 감각 익히기: 1,500명 규모의 10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군중 속 달리기를 경험했다. 이 대회에서 유이는 56분 32초를 기록하며 멤버 중 유일하게 1시간을 넘지 않았다.
- 전지훈련과 오픈워터: 제주 전지훈련에서는 천연 바다 수영장(판포포구)에서 첫 오픈워터 훈련을 했다. 하루 2~3회 훈련이 이어졌고, 웻슈트를 입고 바다에 들어가며 대회 환경에 몸을 익혔다.
- 근전환(브릭) 훈련: 수영과 자전거를 붙여서 하는 전환 훈련도 등장했다. 종목이 바뀔 때 몸이 적응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코치의 조언에서 드러난 훈련 원칙
- 점진적으로 강도를 올린다: 허민호 코치는 회차가 거듭될수록 훈련 강도를 조금씩 높였다. 갑자기 몰아붙이는 대신, 몸이 적응하는 속도에 맞춰 부하를 키우는 방식이다.
- 수영은 기술보다 심리부터: 진서연의 물 공포증에 대해 허민호 코치는 "자세나 실력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즉 호흡법 교정 이전에 물에 익숙해지는 단계가 먼저였다. 방글이 PD는 인터뷰에서 "수영은 단기간에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두 달 훈련 시점에 진서연이 슬럼프를 겪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 오픈워터는 따로 준비한다: 바다에서는 방향을 확인하는 사이트잉 등 수영장과 다른 요령이 필요하다는 점을 코치가 짚어 줬다. 물속에서는 GPS 거리가 실제보다 짧게 나올 수 있다는 실전 팁도 공유됐는데, 방송에서는 유이가 1.5km를 마치고도 스마트워치에 거리가 덜 찍혀 1.8km를 돌고 오는 장면이 나온다.
- 부상 신호를 관리한다: 멤버 전원이 근육통을 달고 살았고, 설인아는 무릎 통증으로 훈련 도중 중단하기도 했다.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며 대회에 맞췄다는 점에서, 회복 관리가 훈련 계획의 일부였음을 알 수 있다.
통영 대회 — 완주로 증명하다
대회 당일 결과는 네 명 모두 완주였다. 유이가 3시간 2분대의 팀 최고 기록으로 골인했고(수영 1.5km를 26분 48초에 마쳐 동호인부 여자 수영 1위 기록), 박주현 3시간 11분대, 설인아 3시간 14분대가 뒤를 이었다. 출발 전 최약체로 꼽혔던 진서연은 수영 48분 7초를 포함해 3시간 27분 58초로, 종목별 제한시간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며 마지막 주자로 완주했다.
| 멤버 | 완주 기록 | 비고 |
|---|---|---|
| 유이 | 3시간 2분대 | 수영 26분 48초, 동호인부 여자 수영 1위 |
| 박주현 | 3시간 11분대 | 수영 약점 극복 |
| 설인아 | 3시간 14분대 | 무릎 통증 속 완주 |
| 진서연 | 3시간 27분 58초 | 물 공포증 극복, 제한시간 통과 |
여기서 배울 점은 목표를 '기록 경신'이 아니라 '완주'로 잡았다는 것이다. 약점 종목에 훈련 시간을 더 배분했고, 수영에서의 몸싸움, 제한시간, 장비 적응 같은 대회 당일의 변수까지 연습에 포함시켰다. 완주가 가능했던 것은 재능보다 이런 준비의 설계였다.
여성 입문자가 가져갈 원칙
방송은 '운동을 몰랐던 여성도 준비하면 철인3종을 완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만 네 명은 전문 코치의 밀착 지도와 전지훈련이 가능한 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래는 방송에 공개된 훈련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입문 훈련 원칙으로, 여성 입문자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 수영이 출발선이다: 자유형이 안정되지 않으면 대회 출전 자체가 어렵다. 최소 2~3개월의 준비 기간을 잡고, 물에 익숙해지는 단계부터 차근차근 진행한다.
- 낯선 장비와 일찍 친해진다: 웻슈트와 클릿 슈즈는 처음엔 누구나 낯설다. 박주현의 웻슈트, 유이의 자전거처럼 장비가 공포와 부상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대회 4주 전부터 입고 타는 연습을 한다.
- 약한 종목에 시간을 더 쓴다: 전체 훈련량을 종목별로 똑같이 나누기보다, 무쇠소녀단처럼 약점 종목에 보충 훈련을 얹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 완주가 목표라면 페이스와 제한시간부터: 기록보다 종목별 컷오프(제한시간)를 확인하고, 그 안에 들어오는 페이스로 훈련한다.
-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다: 근육통은 훈련의 일부지만, 무릎 통증처럼 특정 부위의 통증이 이어지면 멈추고 치료할 줄 알아야 한다.
- 같이 훈련하는 사람의 힘: 무쇠소녀단의 완주는 혼자서가 아니라 서로를 기다리고 응원하는 훈련의 결과였다. 클럽이나 크루와 함께하면 지속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두 달 남짓이라는 기간은 전업 훈련이 가능한 환경에서 나온 값이다. 일반인이 같은 목표에 도전한다면 12주 이상의 여유 있는 계획으로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 그렇지만 "완주는 재능이 아니라 준비의 결과"라는 무쇠소녀단의 결말만큼은, 방송의 연출과 무관하게 사실이다. 첫 대회 완주를 목표로 하는 훈련 계획은 이 시리즈의 기본 훈련 편에서 이어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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