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인 직후 10분 — 서 있지도, 눕지도 마세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의 몸은 생각보다 훨씬 지쳐 있습니다. 기분은 최고조인데 혈압은 떨어져 있고, 다리 근육은 이미 에너지원을 거의 다 써 버린 상태입니다. 이때 그대로 서 있거나 바닥에 누우면 어지럼증과 다리 경련이 쉽게 찾아옵니다. 국내 대회의 골인 지점은 좁고 통제가 엄격해 움직이기 어렵지만, 10분 정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출발선이 달라집니다.

이때 지켜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걷기입니다. 10분 안팎의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로 심박수를 서서히 낮춥니다. 둘째, 바로 스트레칭하지 않는 것입니다. 피로한 근육을 결승 직후에 늘리면 경련이나 미세 손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셋째, 마시는 일입니다.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나눠 마십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장거리 철인 경기에서 18명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 중 중간값 2.5킬로그램이 줄었고, 다음 날 아침까지 1킬로그램이 더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다섯 명은 혈중 나트륨이 오히려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을 보였습니다. 땀으로 잃은 만큼만, 나눠서 보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완주 당일 저녁 — 먹고 자는 일이 절반입니다

골인 후 몇 시간 안에 무엇을 먹느냐가 이후 며칠을 좌우합니다. 경기 중 소진된 글리코겐과 손상된 근육을 되돌리려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함께 필요합니다. 다만 이때 위장도 함께 지쳐 있어 소화 능력이 떨어져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안주보다 부드럽고 익힌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드시기 바랍니다.

국내 대회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완주 기념으로 저녁에 고기와 술을 곁들이는 경우입니다. 알코올은 수분 재흡수를 방해하고 수면의 깊이를 떨어뜨립니다. 회복이 중요한 날에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또 하나, 뜨거운 물에 오래 담그지 마십시오. 온천이나 사우나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완주 직후에는 부기를 키우고 지연근육통을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잠은 가장 확실한 회복 도구입니다. 이날만큼은 일찍 눕는 것이 남는 장사입니다.

1~3일차 — 달리지 않는 회복

완주 후 가장 흔한 실수가 다음 날 가볍게 달려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첫 사흘은 달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언맨 분량을 마친 42명의 선수를 19일간 추적한 연구에서 근육 손상과 염증 지표는 5일이 지나도 경기 전보다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대부분의 값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19일째였습니다. 몸이 느끼는 것보다 회복은 느립니다.

대신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도움이 됩니다. 15~30분 정도의 낮은 강도 자전거, 또는 수영입니다. 혈액 순환을 돕고 근육의 뻣뻣함을 풉니다. 관절이 붓고 열감이 있으면 얼음찜질을 20분씩 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두십시오.

이 시기에는 감정 기복도 함께 옵니다. 완주 직후의 성취감이 가라앉으면서 허무함이나 우울감이 오는 것은 흔한 현상입니다. 기록을 곱씹기보다 계획대로 훈련했는지만 차분히 되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4~7일차 — 몸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나흘째부터는 움직임의 폭을 조금 넓힙니다. 15~45분 정도의 자전거·수영·걷기로 늘리고, 폼롤링과 스트레칭, 마사지를 병행합니다. 이 구간에서 시도해 볼 만한 것이 교대욕입니다. 찬물에 5분, 따뜻한 물에 5분을 번갈아 2~3회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 무렵에도 강한 훈련은 이릅니다. 회복이 늦어지면 부상 위험이 커지고 감기에도 쉽게 걸립니다. 1주일이 지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두 가지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철분 손실로 인한 스포츠 빈혈이고, 다른 하나는 만성적인 과훈련입니다. 전자는 장거리 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에게 실제로 흔합니다.

2~3주차 — 복귀 시점을 정하는 기준

둘째 주에는 걷기와 달리기를 섞은 프로그램으로 돌아갑니다. 초보자는 걷기 비중을 높게, 경험자는 짧고 가벼운 달리기부터 시작합니다. 셋째 주에 이르러서야 평소 강도의 일부를 되찾습니다. 중요한 것은 날짜가 아니라 반응입니다. 같은 페이스에서 심박수가 예전보다 높게 오르거나, 잠이 얕아지거나, 기분이 가라앉으면 아직 이르다는 신호로 읽으시면 됩니다.

다음 대회 일정도 이때 정하시기 바랍니다. 국제 철인 대회 기관은 마지막 대회로부터 최소 6주는 다음 대회를 잡지 말 것을 권합니다. 3주에 걸쳐 천천히 올린 뒤, 그다음에야 원래 강도로 돌아가는 일정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 사흘은 달리지 않고, 첫 1주일은 가볍게 움직이며, 2~3주에 걸쳐 강도를 되찾습니다. 완주는 훈련의 끝이 아니라 다음 시즌의 시작입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기준으로 삼으시면, 지금의 완주가 다음 기록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