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대개 정해진 자리에서 옵니다

수개월을 준비해 출발선에 섰는데도 경기 중에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 자체가 아니라 그때 어떻게 움직이느냐입니다. 알고 대처하는 것과 모르고 허둥대는 것은 결과를 판이하게 가릅니다. 특히 철인3종은 달리기 구간에서 이런 문제가 몰려서 나타납니다. 수영과 자전거에서 이미 체력과 수분을 써 버린 상태로 달리기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시간을 얼마나 적게 쓰느냐가 기록을 지키는 열쇠입니다.

다리에 쥐가 났을 때

경련이 잘 나는 부위에는 대회 전에 신축성 테이프를 붙여 둡니다. 테이프는 늘리지 않고 그대로 붙이는 것이 요령입니다. 장딴지는 발뒤꿈치부터 무릎 뒤쪽까지, 오금은 엉덩이 아래부터 무릎 뒤까지 폭이 넓은 것으로 감싸 줍니다. 대회 전 전신 스트레칭도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경기 중 쥐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멈춰 섭니다. 근육을 억지로 펴려고 하지 말고, 쥐가 난 부위를 양손으로 감싸듯 잡고 근육 전체를 눌러 주십시오. 조금 가라앉으면 그때 조금씩 펴 줍니다. 통증이 사라지면 곧바로 달리지 말고 가볍게 걷기, 속보, 천천히 달리기 순서로 복귀합니다.

물과 소금만으로 경련이 해결된다는 설명은 최근 연구에서 힘을 잃었습니다. 2009년 국제 스포츠의학 학술지의 리뷰는 경련의 주된 기전으로 신경과 근육의 조절이 흐트러지는 가설을 지지했고, 탈수나 전해질 부족 가설은 전향적 관찰 연구 네 건에서 지지되지 않았다고 정리했습니다. 결국 피로가 쌓인 근육을 잠시 달래 주는 처치가 먼저입니다.

무릎과 옆구리가 아플 때

무릎 통증은 허벅지 앞쪽과 오금 근력의 미세한 차이, 그 부착부에 걸리는 부담에서 옵니다. 종반에 반복적으로 무릎이 아픈 분은 통증이 시작되기 전에 급수대에서 미리 스트레칭을 해 두면 효과가 있습니다. 통증이 나타나면 허벅지 앞쪽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허벅지에서 무릎까지 물을 끼얹어 열을 식힙니다. 무릎을 감싸 쥔 채 달리면 허리와 다른 부위에 부담이 옮겨 가고 속도도 떨어지므로, 평소의 자세를 지키는 편이 결과적으로 낫습니다.

옆구리 통증은 원인이 두 가지입니다. 장에 가스가 찬 경우와, 오버페이스로 소화기 혈류가 줄어 장이 경련하는 경우입니다. 전날부터 가스가 차기 쉬운 음식을 피하고 출발 전 배변을 마치는 것이 예방입니다. 통증이 오면 페이스를 떨어뜨리고 배꼽을 중심으로 오른쪽 아래에서 시계 방향으로 배를 쓰다듬어 가스 배출을 도우십시오. 참지 말고 화장실을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버페이스가 원인이라면 과감히 속도를 늦추고 깊게 호흡하면서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다시 올려 갑니다.

쓸림과 물집

쓸림은 젖꼭지와 겨드랑이, 사타구니에서 생깁니다. 젖꼭지에는 반창고를,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는 바셀린을 바릅니다. 반창고는 땀이 나기 전인 준비운동 전에, 바셀린은 출발 직전에 바르는 것이 순서입니다. 대회 복장은 최소 한 번은 입어 보고 세탁한 뒤에 입으십시오. 새 옷의 뻣뻣한 부분이 쓸림의 원인이 됩니다. 이미 쓸린 뒤에는 마찰을 줄이는 것이 전부이므로 급수대마다 통증 부위에 물을 적십니다. 최근에는 코스에 반창고와 바셀린을 비치하는 대회도 늘었습니다.

물집은 신발과의 궁합 문제입니다. 발 모양뿐 아니라 달리는 자세와 착지 방식도 영향을 주므로, 장거리 훈련에서 오래 신어 본 신발을 골라야 합니다. 발가락 양말이나 물집 방지 양말, 잘 생기는 부위의 바셀린이 예방책입니다. 대회 중에 물집이 잡히면 손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계속 달리는 동안에는 회복이 불가능하고, 물집에 신경을 쓰면 자세가 흐트러져 무릎과 발목까지 아파지면서 잃는 시간이 더 커집니다.

넘어짐과 발목 염좌, 그리고 설사

출발 직후의 밀치기나 종반의 체력 저하로 넘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넘어졌다면 먼저 상처의 정도를 냉정하게 확인합니다. 골절은 아닌지, 발목이 삐지지는 않았는지 봅니다. 피가 나는 상처는 수돗물로 씻고 가능한 한 빨리 소독하십시오. 달리는 동안 손발이 저리거나 통증이 심해지면 행사 요원이나 급수대에서 처치를 받습니다. 요즘 대회는 구급차와 의료진이 코스를 함께 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걸어 보며 판단합니다. 통증 없이 걸을 수 있으면 가벼운 스트레칭 뒤 조금씩 달립니다. 걸을 때 가벼운 통증이 있으면 급수대에서 응급 처치를 문의하고, 가능하면 신축성 있는 테이프로 고정합니다. 걷지도 달리지도 못한다면 과감히 포기하십시오. 이 주일 쉬는 것과 두 달 넘게 달리지 못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나은지는 분명합니다.

설사가 나면 참지 말고 화장실을 찾습니다. 참으면 역효과이고 심리적으로도 손해입니다. 설사 뒤에는 체내 수분이 부족해 탈수 위험이 커지므로 급수대에서 충분히 마시되, 찬 물보다 따뜻한 물을 천천히 마시는 편이 낫습니다.

물만 많이 마시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에너지가 완전히 떨어져도 대회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5킬로미터마다 급수대가 있으므로 보급을 받으며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다만 힘이 없다고 걸어 버리면 긴장이 풀려 상황이 더 어려워지므로 천천히라도 달리는 편이 낫습니다. 미리 급수대 위치와 보급 내용을 파악해 두고, 배가 쉽게 고파지는 분은 음식을 지참하십시오. 반대로 비틀거리거나 의식이 몽롱하면 탈수 신호이므로 미련 없이 멈춰야 합니다.

그런데 물을 많이 마시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2022년 국제 의학 학술지의 연구는 마라톤에서 물을 과하게 마셔 혈중 나트륨이 희석되는 운동 관련 저나트륨혈증이 증상이 있든 없든 7~15퍼센트에서 나타난다고 보고했습니다. 높은 기온과 여성이라는 조건이 위험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갈증은 실제 필요량과 정확히 맞지 않으므로 정해 둔 양을 넘기지 않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위장 문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2025년 국제 스포츠영양 학술지가 스물아홉 개 연구를 검토한 결과, 훈련 중에 젤과 음료를 실제로 먹어 보는 연습과 탄수화물 섭취 계획을 최적화하는 것이 위장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결국 경기 중 문제의 공통 원리는 하나입니다. 평소에 해 보지 않은 것을 대회에서 처음 하는 것입니다. 새 신발과 새 양말, 새 음식, 처음 시도하는 페이스는 모두 훈련에서 미리 검증해 두십시오. 그리고 몸이 멈추라고 말할 때 멈추는 용기도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