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라게토 델 에우르에서 2026 월드 트라이애슬론 컵 로마 대회가 열렸습니다. 스프린트 거리(수영 750m·사이클 20km·러닝 5km)로 치러진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 알렉스 이(영국)가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마라톤 무대에 도전한 뒤 트라이애슬론으로 복귀한 이후 거둔 첫 국제 대회 정상입니다.
수영에서 40초를 잃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의 출발은 좋지 않았습니다. 60명이 넘는 선수가 몰린 750m 수영에서 부표를 도는 과정에 위치를 잃으면서, 40위 밖으로 밀려났고 선두 그룹보다 40초나 뒤진 채 물에서 나왔습니다. 스프린트 경기에서 40초는 결코 작은 격차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사이클에서 곧바로 만회했습니다. 펠로톤을 끌어올려 선두권에 합류했고, 선두 그룹은 이의 존재만으로도 흐름이 묶이는 모습이었습니다. 2022년 세계 U23 챔피언 코너 벤틀리(영국)가 후반에 공격을 시도하며 16초까지 벌리기도 했지만, 이는 두 번째 바꿈터(T2)를 지나면서 이내 정리했습니다.
5km 13분 52초, 종목 최상위권 기록
진짜 승부는 러닝에서 갈렸습니다. 이는 5km를 13분 52초에 주파했습니다. 트라이애슬론 러닝 구간에서 나온 기록 가운데 손꼽히게 빠른 수치입니다. 복귀 후 국제 무대에서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선수답지 않은, 단번에 승부를 끝내는 러닝이었습니다.
경쟁자들의 이탈도 변수였습니다. 월드컵 우승 경력의 마누엘 메시아스(브라질)와 휴고 밀너(영국)가 첫 사이클 랩을 마치고 경쟁에서 멀어졌습니다. 이는 9월 카를로비바리 WTCS에서 2위, 폰테베드라 그랜드 파이널에서 3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경기 후 이는 "이 선수들과 겨루는 건 결코 쉽지 않다"며 "이런 레이스는 나의 약점을 드러낼 수 있어서 일부러 출전을 택했다. 매우 정직하고 힘든 레이스였고,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여자부는 1초 차 승부
여자부에서는 다이애나 이사코바(중립 개인 선수)가 59분 13초로 우승했습니다. 2위 틸다 만손(스웨덴)에 불과 1초 앞선 접전이었습니다. 두 선수는 5km 러닝에서 필드를 떨쳐내고 파란 카펫 위에서 마지막까지 순위를 다퉜습니다. 홈 이탈리아는 비앙카 세레니가 5위, 파올라 사키가 9위, 베레나 슈타인하우저가 10위에 오르며 10위 안에 세 명을 올렸습니다.
복귀 시즌의 의미
이번 우승은 이에게 상징적입니다. 올림픽 정상에 오른 뒤 마라톤으로 무대를 넓혔던 그가, 다시 트라이애슬론으로 돌아와 국제 대회 정상을 되찾았기 때문입니다. 스프린트 특유의 치열한 물량 공세 속에서도 러닝 한 방으로 승부를 마무리하는 그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월드컵 시리즈는 10월 4일 혼성 릴레이로 로마 일정을 마무리한 뒤, 10월 24일 통영 월드컵을 비롯한 아시아 일정으로 이어집니다.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지는 단거리 경쟁에서 이가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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