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업그레이드에서 체감 효과가 큰 부품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휠셋입니다. 그런데 카본 휠은 늘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문제"라는 벽에 부딪혔습니다. 지프(Zipp)가 그 벽을 낮춘 신제품 404 S를 내놓았습니다. 50mm 카본 튜블리스 휠셋을 174만 원대에 제안한 것입니다.
404 S가 등장한 배경
지프는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신생 휠 브랜드들과 다수의 신규 제작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뚜렷한 가격 압박을 받아 왔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마빅, ENVE 같은 전통 강자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이에 지프는 프리미엄 파이어크레스트 모델의 가격을 내리는 한편, 실속형 S 라인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404 S는 이 S 라인에 합류한 최신 모델입니다.
핵심은 "전문 에어로 성능을 실속형 가격에 처음으로 담았다"는 점입니다. 기존 303 S와 가격대는 같지만,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이 개선된 첫 고성능 에어로 전문 휠셋이라고 지프는 설명합니다.
스펙을 숫자로 보면
- 림 깊이: 50mm. 프리미엄 404 파이어크레스트가 58mm인데, 여기서 8mm를 줄여 다루기 쉬운 성격으로 조정했습니다.
- 무게: 1,585g. 올라운드 성격의 303 S(40mm)와 전문 에어로 모델 사이의 위치입니다.
- 림 형태: 훅리스(hookless) TSS 설계, 내부 폭 23mm. 28~30mm 타이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성능 차이: 303 S 대비 약 2와트를 절약한다고 지프는 밝힙니다.
- 스포크: 사핌 CX 스프린트(스틸). 프리미엄 모델의 CX 레이보다 저렴하고 약간 무겁지만 강도가 높습니다. 앞 20개, 뒤 24개.
- 허브셋: 지프 76/176. 뒤 허브는 3폴, 36포인트 물림 구조입니다.
- 승차자 체중 한도: 115kg. 스틸 스포크를 쓴 덕에 여유가 큽니다.
- 보증: 무조건 평생 보증과 크래시 교체 정책이 적용됩니다. 404 S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의 프리미엄 모델과 동일한 수준입니다.
왜 50mm인가
지프의 로드 휠 프로덕트 매니저 네이선 시켈은 50mm를 고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실질적인 에어로 이점을 주면서도, 404 파이어크레스트 같은 전문 에어로 옵션이나 경쟁사들의 비슷한 깊이 휠보다 모든 조건에서 다루기 편합니다."
실제로 림이 깊어질수록 옆바람에 대한 부담이 커집니다. 58mm는 순수 속도에는 유리하지만, 바람이 잦은 국내 해안·강변 코스에서는 핸들링 부담이 생깁니다. 50mm는 이 둘 사이에서 현실적인 타협점입니다.
검증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지프는 이번 모델을 풍동 데이터, 실주행 데이터, 전산유체해석(CFD)을 함께 활용해 검증했습니다. 여러 풍속과 요각(yaw angle) 조건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과거 기상 데이터까지 반영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를 '가중 공기저항(와트)'과 '가격'을 축으로 한 그래프로 정리했습니다. 같은 값을 들여 어느 정도 속도를 얻을 수 있는지 소비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게 하려는 시도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지프가 카본 스포크로 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시켈에 따르면 2년간 카본 스포크를 테스트했지만, 휠에서의 내구성과 강인함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스틸 스포크를 유지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게보다 신뢰성을 택한 셈입니다.
어떤 라이더에게 맞을까
정리하면 404 S는 이런 분께 어울립니다.
- 첫 카본 휠을 고민하면서 가격 부담을 느끼는 라이더
- 평지·완만한 코스에서 순수 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에어로 이득을 원하는 라이더
- 옆바람이 잦은 코스를 달려서 54~60mm 깊이는 부담스러운 라이더
- 브랜드 보증과 사후 지원을 중요하게 보는 라이더
반대로 최고 수준의 풍동 성능이나 최소 무게를 추구하는 분이라면 프리미엄 모델이 맞습니다.
국내에서 살 때 체크할 점
국내 정식 유통 가격은 환율과 관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재 환율(1달러 약 1,340원)을 기준으로 해외 가격은 174만 원 선이지만, 국내 정식 구매 시에는 이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중고 시장에서 404 파이어크레스트가 45만~460만 원까지 편차가 크게 형성되는 점을 보면, 정식 보증이 붙은 신품과 중고의 가격 차이를 꼼꼼히 따져 보는 게 좋습니다.
구매 전에는 허브 규격(XDR 등), 브레이크 방식(디스크), 그리고 내 자전거 프레임의 타이어 클리어런스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8~30mm 타이어에 맞춰진 휠이므로, 32mm 이상을 쓰려면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튜블리스로 쓸 경우 실란트 주입과 초기 압력 세팅도 챙기셔야 합니다.
에어로 휠은 분명히 속도를 바꿔 줍니다. 다만 그 효과는 평지와 일정 속도 이상에서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자기 주력 코스가 어떤 성격인지 먼저 따져 보고, 그에 맞는 림 깊이를 고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업그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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