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날 때 부품은 한꺼번에 죽습니다
철인3종 시즌이 마무리되는 10월 중순입니다. 대회를 두세 번 치르고 나면 자전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소모합니다. 비를 맞고, 해안 도로의 소금기를 뒤집어쓰고, 실내 트레이너 위에서 땀을 흘린 시간까지 더해집니다.
문제는 이 소모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프레임은 멀쩡해 보이고 변속도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변속이 뻑뻑해지고, 체인을 새것으로 바꿨더니 카세트에서 소리가 납니다.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이번 글은 새 부품을 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달려 있는 부품을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 판정하는 기준, 그리고 겨울 동안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내년 봄 교체 비용이 달라지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체인은 늘어난 만큼 다른 부품을 갉아먹습니다
구동계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싸게 교체하는 부품이 체인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체인을 가장 마지막까지 쓰려고 합니다. 순서가 반대입니다.
체인은 금속이 마모되면서 길이가 조금씩 늘어납니다. 신품 체인의 일정 구간을 재어 두고 다시 재보면 그 차이가 나옵니다. 실무에서는 12인치, 약 30.5센티미터 구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 구간이 0.5퍼센트 늘어나면 1.5밀리미터가량 길어진 것입니다.
교체 시점은 속도 단수에 따라 다릅니다. 11단·12단·13단 체인은 0.5퍼센트에서, 10단 이하는 0.75퍼센트에서 갈아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수가 많은 체인일수록 판의 두께가 얇아 마모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 수치를 넘기면 안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늘어난 체인의 피치는 톱니 홈의 간격과 어긋납니다. 체인이 톱니의 한쪽 면에만 얹히면서 힘을 걸게 되고, 그 접촉면이 급격히 깎입니다. 체인 하나 값과 카세트·체인링 세트 값을 비교하면 몇 배 차이가 납니다. 체인을 일찍 버리는 것이 돈을 아끼는 쪽입니다.
체인 마모 게이지는 만 원 안쪽의 공구입니다. 한 시즌에 한 번, 대회를 마친 직후에 재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재보지 않고 감으로 판단하면 대개 이미 늦은 상태입니다.
브레이크 패드와 케이블, 마모와 마찰의 신호
패드는 마모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부품입니다. 대부분의 패드에는 홈이나 표시선이 파여 있습니다. 그 홈이 사라졌다면 교체 시점입니다. 마찰재가 완전히 닳아 금속 받침이 로터에 닿으면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로터 표면까지 긁혀 함께 교체해야 합니다.
디스크 브레이크에서 더 흔한 사고는 마모가 아니라 오염입니다. 체인 오일이나 세척제가 패드에 묻으면 제동력이 떨어지고 소리가 납니다. 이때 패드는 세척으로 되살아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일을 다룰 때는 캘리퍼와 로터를 가리고, 체인 쪽에만 뿌리는 습관이 비용을 줄입니다.
로터도 함께 봅니다. 두께가 얇아졌거나 표면에 깊은 홈이 파였다면 패드만 바꿔서는 원래 제동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림 브레이크를 쓰는 분은 휠의 제동면을 확인하십시오. 패드에 박힌 모래나 금속 조각이 림을 갈아내면 휠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변속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은 대개 케이블 마찰에서 옵니다. 인덱스 조정을 다시 해도 금방 흐트러진다면 케이블과 하우징을 의심할 차례입니다.
일 년에 한 번 이너 케이블을 교체하는 것이 기준입니다. 비를 자주 맞고 습한 환경에서 탄다면 더 짧아집니다. 케이블이 풀리거나 꺾였거나 하우징이 갈라졌다면 조정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교체만이 답입니다. 외부 라우팅 자전거라면 이물질을 막아주는 밀폐형 하우징이 수명에 유리합니다. 처음 비용은 조금 더 들지만 교체 주기가 길어집니다.
체인 오일을 고를 때도 계절을 봅니다. 건조한 날씨용 오일은 겨울의 젖은 노면에서 쉽게 씻겨 나갑니다. 반대로 점도가 높은 오일은 여름 먼지를 붙입니다. 지금 쓰는 오일이 어느 계절용인지 모르고 있다면, 그것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타이어와 휠은 눈으로 먼저 알립니다
타이어 마모 표시는 트레드 안쪽에 있습니다. 홈이 얕아졌거나 표시선이 드러났다면 교체 시점입니다. 옆면의 잔금과 갈라짐도 함께 봅니다. 옆면 손상은 마모보다 위험합니다. 정도가 심하면 주행 중에 터집니다.
겨울에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고무가 단단해져 접지력이 줄어듭니다. 같은 타이어라도 여름보다 미끄럽습니다. 마모가 절반쯤 진행된 타이어를 겨울까지 끌고 가는 것은 아껴서 남는 선택이 아닙니다.
실내 트레이너를 주로 쓰는 시즌이라면 전용 타이어를 따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 트레이너 롤러는 노면과 마모 방식이 달라 도로용 타이어의 중앙부를 빠르게 닳게 합니다.
겨울 보관이 다음 시즌 수명을 결정합니다
시즌이 끝났다고 자전거를 구석에 세워두면, 봄에 꺼냈을 때 예상하지 못한 곳이 상해 있습니다.
첫째, 씻고 완전히 말리십시오. 겨울철 도로에는 제설용 염화칼슘이 남아 있습니다. 눈이나 진눈깨비를 맞고 탔다면 프레임 아래쪽, 케이블 입구, 볼트 주변에 소금기가 남습니다. 물로 헹군 뒤 마른 천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체인은 오일을 발라 두십시오. 물기가 남은 상태로 세워두면 체인이 붉게 뜹니다.
둘째, 타이어 공기압을 조금 낮춰 두되 완전히 빼지는 마십시오. 오랜 시간 공기가 빠진 상태로 무게가 실리면 림과 타이어가 변형됩니다. 자전거를 매달아 두거나, 바닥에 세운다면 무게가 타이어에 집중되지 않게 하십시오.
셋째, 전자 부품의 배터리를 분리합니다. 전자 변속 배터리, 라이트, 속도계는 오랜 방치에서 방전과 누액 위험이 있습니다. 분리해 상온에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넷째, 실내 트레이너를 탈 때는 땀을 관리하십시오. 겨울 훈련의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뤄지는데, 땀은 헤드셋 볼트와 스템 볼트에 고착되어 녹을 만들고 알루미늄 부품을 부식시킵니다. 핸들바에 수건을 걸고, 훈련 뒤에는 볼트 주변을 닦아 주는 것만으로 몇 년치 부품 수명이 갈립니다.
지금 30분이, 내년 봄 부품값을 바꿉니다
정비는 대단한 기술이 아닙니다. 시즌이 끝난 지금, 체인 마모를 한 번 재고, 패드 잔량을 눈으로 보고, 케이블에 손을 대어 감촉을 확인하는 것으로 절반이 끝납니다. 나머지 절반은 씻고 말리고 기름을 먹여 두는 일입니다.
기록을 위해 쓴 돈과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부품을 아껴 쓴 돈은 다음 시즌 훈련에 그대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30분을 자전거에 쓰십시오. 봄에 첫 라이딩을 나설 때 그 30분의 값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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