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싶은 순간이 많아요. 기록은 그대로인데 힘은 더 들고, 옆 레인 사람은 훨씬 편안해 보이죠. 이럴 때 숫자 하나로 답을 주는 지표가 바로 SWOLF(스울프)예요. Swim(수영)과 Golf(골프)를 합친 이름인데, 골프처럼 점수가 낮을수록 좋다는 뜻에서 붙었어요.
기록만 보면 "빨리 갔다"는 알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물을 잘 잡아서 나온 결과인지, 아니면 팔만 열심히 휘저어서 나온 결과인지는 알 수 없죠. SWOLF는 여기에 답을 줍니다. 같은 100m를 같은 시간에 갔더라도 스트로크 수가 적었다면 그 사람이 더 효율적으로 수영하고 있다는 이야기예요. 철인3종처럼 수영 뒤에 자전거와 러닝이 남아 있는 종목에서는 이 효율이 곧 최종 기록으로 이어집니다.
SWOLF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계산은 아주 단순해요.
- SWOLF = 한 바퀴(1랩) 시간(초) + 그 바퀴의 스트로크 수
예를 들어 25m를 30초에 가는데 스트로크를 10번 했다면 30 + 10 = 40점이에요. 25m를 25초에 가면서 스트로크를 15번 했다면 40점으로 똑같죠. 시간은 빨라졌지만 물을 젓는 횟수가 늘어 효율은 제자리라는 뜻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거리를 고정해야 비교가 된다는 점이에요. SWOLF는 25m 풀과 50m 풀에서 값이 다르게 나옵니다. 긴 랩일수록 스트로크 수가 늘어나니 50m 기준 점수는 자연히 커지죠. 그래서 50m 풀에서 잰 점수를 25m와 비교하려면 대략 2~3점을 빼고 보는 게 일반적이에요. 국내 수영장은 25m가 대부분이지만 세종문화체육관이나 올림픽수영장처럼 50m 레인이 있는 곳도 있으니, 훈련 장소가 바뀌면 점수 기준도 다시 잡아야 합니다.
좋은 SWOLF 점수는 어느 정도일까요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오니 기준을 알아 두면 좋아요. 25m 자유형 기준으로 대략 이렇게 나뉩니다.
- 엘리트 선수: 30~35
- 경쟁 수준 동호인: 35~45
- 건강 목적 수영인: 45~60
- 초보자: 60 이상
중요한 건 절대 점수보다 내 점수의 변화예요. 남과 비교하는 순간 의미가 흐려집니다. 키와 팔 길이에 따라 스트로크 수는 원래 차이가 나니까, 같은 사람이 한 달 뒤 얼마나 줄였는지를 보는 게 핵심이에요. 보통 집중적인 기술 훈련을 하면 한 달에 2~3점 정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잡습니다.
시간과 스트로크, 무엇을 먼저 줄여야 할까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실수해요. 점수를 낮추겠다고 무작정 시간부터 줄이려 하는 것이죠. 그러면 스트로크 수가 같이 폭발해서 SWOLF는 오히려 올라갑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는 게 좋아요.
- 먼저 스트로크 수를 줄인다 — 물을 길게 잡고 밀어내는 감각을 익혀요
- 그다음 같은 스트로크 수에서 시간을 줄인다 — 효율을 유지한 채 스피드를 올려요
- 마지막에 둘을 함께 끌어올린다 — 레이스 페이스로 통합해요
스트로크 수를 줄인다는 건 억지로 팔을 적게 젓는 게 아니에요. 팔을 뻗은 상태에서 몸이 미끄러지는 구간(글라이드)을 충분히 활용하고, 물을 잡는 손의 각도를 바꿔 한 번의 추진력을 키우는 작업이에요. 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횟수가 줄어듭니다.
SWOLF를 낮추는 훈련 3가지
1) 스트로크 카운트 세트 25m마다 스트로크 수를 세면서 왕복하는 훈련이에요. 평소보다 1~2회 적게 젓는 걸 목표로 잡고, 속도는 신경 쓰지 않아요. 100m를 4세트 정도 반복하면 감각이 몸에 붙습니다.
2) 스컬링과 캐치 드릴 물을 잡는 감각을 키우는 드릴이에요. 팔로 물을 단단히 붙잡는 느낌을 익히면 같은 힘으로 더 멀리 나갑니다. 이게 되면 스트로크당 이동 거리(DPS, Distance Per Stroke)가 늘어나요.
3) 양쪽 호흡(바이래터럴 브리딩) 3스트로크마다 좌우로 번갈아 호흡하는 방식이에요. 몸의 좌우 균형이 잡히고 롤링이 자연스러워져 스트로크 효율이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답답하지만 며칠만 버티면 적응돼요.
여기에 발차기 효율도 빼놓을 수 없어요. 발차기는 추진력보다 몸을 수평으로 띄우는 역할이 커요. 발차기가 약하면 하체가 가라앉아 저항이 커지고, 그만큼 스트로크로 버텨야 하니 점수가 나빠집니다.
시계와 기록 활용 팁
요즘 수영 시계나 스마트워치는 대부분 SWOLF를 자동으로 계산해 줘요. 가민, 순토, 폴라 같은 브랜드가 대표적이고, 폴라 매뉴얼에도 "수영장 길이를 수영하는 데 걸린 시간과 스트로크 수를 더한 값"이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다만 자동 측정값은 스트로크 감지 오차가 생길 수 있어요. 벽을 밀고 나가는 구간이나 턴 동작에서 횟수가 잘못 잡히기도 하죠. 그래서 레이스 전에는 같은 세트를 반복해서 재고 평균을 보는 습관이 좋아요. 하루치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오래 가는 방법입니다.
오픈워터와는 어떻게 연결될까요
수영장 SWOLF가 낮아지면 오픈워터에서도 효과가 나타나요. 파도와 물살 속에서 글라이드가 좋은 사람은 힘을 덜 쓰고 방향을 유지합니다. 철인3종에서는 수영 구간 뒤에 40km 자전거가 기다리고 있으니, 수영에서 아낀 체력이 그대로 뒤 구간 기록으로 돌아와요. 그래서 오픈워터를 준비하는 분들도 수영장에서 SWOLF를 꾸준히 체크하는 걸 권합니다.
정리하면, SWOLF는 화려한 지표가 아니라 내 수영이 나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성적표예요. 오늘부터 25m 한 바퀴 시간과 스트로크 수만 적어 두세요. 한 달 뒤 그 숫자가 조금씩 작아지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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