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한국의 철인3종 동호인들 사이에서 유난히 많이 오간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쇠소녀단 봤어?" tvN 예능 '무쇠소녀단'은 여배우 네 명이 철인3종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아, 방송가뿐 아니라 실제 철인3종 대회 현장까지 들썩이게 했습니다. 철인3종을 모르던 시청자에게는 '저 사람들이 해내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이미 즐기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우리 스포츠가 드디어 조명받는다'는 반가움을 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쇠소녀단이 어떤 팀인지, 누가 어떻게 120일을 보냈고 어떤 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를 정리해 봅니다. 무쇠소녀단은 어디까지나 방송 프로그램이자 그 안의 도전팀 이름이라는 점을 먼저 짚고, 철인3종 입문자에게 남긴 의미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무쇠소녀단은 팀인가, 방송인가

무쇠소녀단은 특정 철인3종 동호회나 실업팀이 아니라, tvN이 2024년 9월 7일 첫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이자 출연진 네 명을 일컫는 팀명입니다.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가깝고, '무쇠(주철)처럼 단단한 소녀들'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 예능 최초의 도전: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여성 연예인들이 철인3종 완주에 도전하는 구성으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 목표는 '올림픽 코스' 완주: 이들이 도전한 거리는 수영 1.5km·자전거 40km·달리기 10km로, 올림픽에서 치르는 표준 코스입니다. 풀코스(226km)가 아니라는 점, 그래서 철인3종 '입문자'의 도전기라는 점이 프로그램의 매력이었습니다.
  • 첫 방송부터 화제: 2024년 9월 7일 오후 5시 5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약 3개월간 방영됐고, 11월 16일 최종회로 막을 내렸습니다.

네 명의 멤버와 단장, 그리고 코치

무쇠소녀단은 서로 다른 체력과 성격을 가진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됐습니다.

  • 진서연: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맏언니로, '멘탈 철인'이라는 별명처럼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수영이 큰 약점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습니다.
  • 유이: 수영 선수 출신으로 종목을 가리지 않는 체육인 포스를 보여주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습니다. 멤버들의 컨디션까지 챙기는 '운동부 선배'형 캐릭터였습니다.
  • 설인아: 평소엔 부끄러움 많은 성격이지만 휘슬이 울리면 달라지는 '운동 천재'로, 에이스 자리를 노리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습니다.
  • 박주현: 각종 운동을 즐겨 해온 MZ 세대 대표주자로, 강한 승부욕을 앞세워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 단장 김동현: 종합격투기 UFC에서 활약한 선수 출신 방송인이 단장을 맡아 선수 시절의 노하우와 인맥, 장비 지원으로 팀을 뒷받침했습니다.
  • 코치 허민호: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유일의 올림픽 철인3종 선수 출신 코치가 국가대표 시절 했던 훈련을 그대로 지도하며 팀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120일의 여정, 그들이 겪은 훈련

네 멤버는 대회까지 약 4개월(120일) 동안 수영·자전거·달리기를 병행하는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방송에는 완주라는 목표 앞에서 서로 다른 출발점에 섰던 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 담겼습니다.

  • 기초부터 다시: 수영을 못 하는 멤버는 수영장에서 영법 교정부터, 달리기가 약한 멤버는 5km 러닝부터 시작하며 종목별 기초 체력을 쌓았습니다.
  • 제주 전지훈련: 제주도에선 바다 수영과 야외 달리기를 포함한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방송에선 거센 맞바람과 폭우, 끝없는 오르막이 이어지는 5km 달리기에서 멤버들이 무너지는 듯하다 다시 일어서는 장면들이 그려졌습니다.
  • 한강 수영과 대회 리허설: 오픈워터(야외 수영) 적응을 위해 한강 수영에 도전했고, 대회를 앞두고는 실제 대회처럼 수영→자전거→달리기를 이어 하는 훈련으로 완주 리허설을 소화했습니다.

운명의 대회, 통영 월드 트라이애슬론컵

무쇠소녀단이 선택한 무대는 2024년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경남 통영시 트라이애슬론광장 일원에서 열린 2024 통영 월드 트라이애슬론컵이었습니다. 세계철인3종연맹이 공인하는 월드컵 시리즈 대회로, 엘리트 선수들의 접전과 함께 일반 아마추어 부문도 함께 열려 국내 철인3종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국제대회 중 하나입니다.

  • 수영부터 위기: 첫 코스인 1.5km 바다 수영에서 진서연이 크게 고전했습니다. 수영 구간 컷오프가 11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홀로 물에 남아 있는 아찔한 순간도 방송을 탔지만, 끝내 컷오프를 통과하며 레이스를 이어갔습니다.
  • 전원 완주: 결국 네 멤버 모두 수영 1.5km, 자전거 40km, 달리기 10km를 완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4년 11월 16일 방송된 최종회는 시청률 3.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무쇠소녀단이 남긴 것, 철인3종의 새 얼굴

무쇠소녀단의 완주는 단순한 예능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 18~34세 여성 시청자의 호응: 방송 중간부터 젊은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달리기와 같은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흐름과 맞물려, 철인3종이 '남자·체대생의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진정성 있는 도전: 네 멤버가 우승이 아닌 완주를 향해 땀을 흘리는 모습은, 기록 경쟁보다 자기 한계와의 싸움을 중시하는 철인3종의 문화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 협회와 대회의 화제: 대한철인3종협회도 공식 채널을 통해 프로그램 론칭을 소개했고, 이후 국내 대회 현장에는 방송을 보고 찾아온 새 얼굴들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당신 차례입니다

무쇠소녀단은 네 명의 연예인이 120일 만에 올림픽 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들의 출발점은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수영을 못 하는 멤버가 있었고, 달리기가 두려운 멤버도 있었습니다. 차이가 있었다면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코치의 지도 아래 하루하루 훈련을 이어갔다는 것뿐입니다.

철인3종의 첫걸음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동네 수영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습관에서, 3km 러닝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무쇠소녀단처럼 당신만의 완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로 대회에 나가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과 기본 훈련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