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장거리 철인3종의 '지키는 자'가 스스로 왕좌를 내려놓았습니다. IRONMAN 70.3 세계선수권 디펜딩 챔피언 루시 찰스-바클레이(영국)가 9월 2일, 오는 12일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대회에 불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상 때문이 아닙니다. 10월 10일 하와이 코나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세계선수권에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찰스-바클레이는 지난해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70.3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습니다. 올 시즌은 부상 회복과 함께 천천히 몸을 끌어올렸는데, 5월 아이언맨 란사로테에서 우승하고 7월 챌린지 로트에서 준우승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습니다. 최근에는 란사로테에서 4주간의 강도 높은 훈련 캠프를 소화하며 100시간이 넘는 훈련량을 기록했습니다. 몸 상태는 나쁠 것이 없는데도 굳이 '왕관'을 반납하는 셈입니다.
"코나의 힘든 순간, 니스에 체력을 남기고 싶지 않다"
찰스-바클레이는 "코나까지 39일 남은 지금이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직접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평소 '레이서 기질'이 강한 그에게 세계선수권은 훈련 삼아 뛸 수 있는 대회가 아니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 "니스에 가면 테이퍼링에 여행, 전력 레이스, 회복까지 —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훈련이 빠진다"고 털어놨습니다.
- "코나에서 힘든 순간이 왔을 때 '니스에 최선을 남겨두지 않았나' 하고 자문하고 싶지 않았다"며 "위험과 보상의 계산은 명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세계 타이틀 방어를 포기하는 건 무거운 결정이지만, 코나는 제가 시즌 전체를 걸어온 레이스"라며 "때로는 올인이라는 게 경기에 나서지 않는 인내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자 70.3 세계선수권은 2019년 이후 7년 만에 니스에서 열리는 대회입니다. 지중해 수영 1.9km, 알프스 산록을 오르는 자전거 90km, 앙글레 거리 러닝 21.1km로 이어지는 코스인데, 디펜딩 챔피언이 빠지면서 판도는 완전히 새로 짜였습니다.
이제 니스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찰스-바클레이가 빠진 여자부는 '도전자'들의 각축장이 됐습니다. 3회 우승자이자 지난해 준우승자인 테일러 니브(미국)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지만, 처음 밟는 니스 코스가 변수입니다.
- 테일러 니브: 70.3 세계선수권에서 2021년 이후 한 번도 시상대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 솔베이그 뢰브세트(노르웨이): 지난해 10월 코나에서 세계챔피언에 오른 뒤 올해 아이언맨 텍사스와 함부르크를 연달아 제압했습니다.
- 라우라 필립(독일): 8월 30일 아이언맨 칼마르에서 코스레코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증명했습니다.
- 카트 매튜스(영국)와 마르졸렌 피에레(프랑스): 후자에게는 홈그라운드의 응원이 기대됩니다.
디펜딩 챔피언의 빈자리만큼 관심이 쏠리는 건 한 달 뒤입니다. 코나에서 찰스-바클레이와 뢰브세트가 정면으로 격돌할 경우, 이번 시즌 여자 장거리 최고의 맞대결이 될 전망입니다. 니스에서 뢰브세트가 우승해 코나로 향한다면 두 사람의 '2연전' 구도까지 완성됩니다. 니스라는 무대를 포기한 선택이 코나에서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10월 10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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