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계획표에 체크 표시를 한 줄씩 붙여 왔습니다. 이제 눈앞에 대회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회 전날이 되면 "내가 진짜 다 챙겼나?",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야 하나?"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죠. 누구나 처음엔 그렇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회 7일 전부터 당일 아침까지, 날짜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립니다.
국내에서는 부산, 제주, 안산 등에서 매년 수백 명의 아마추어 참가자가 모이는 철인3종 대회가 열립니다. 초보자가 주로 나서는 스프린트 거리는 수영 750m, 자전거 20km, 달리기 5km가 대부분입니다. 이 거리라면 전체 완주 시간도 3~4시간 안팎이라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준비 과정이 단순한 만큼 작은 실수도 큰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순서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회 일주일 전 — 서류 확인부터 장비 점검까지
대회 7일 전에는 훈련량이 줄어드는 테이퍼링 주기가 시작됩니다. 이때 운동량을 더 늘릴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남는 시간은 준비와 정리에 쓰는 편이 낫습니다. 이 주에 할 일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선수 안내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십시오. 국내 대회라면 대한철인3종협회나 주최 측 홈페이지에서 문서 파일로 제공합니다. 여기에는 출발 시간, 주차 위치, 제한 시간, 코스 지도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특히 헬멧 착용 의무, 자전거 탑승 지점의 정확한 위치, 웻슈트 허용 여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준비물 목록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십시오. 여분의 수영 모자, 예비 고글, 마찰 방지 크림, 번호표 벨트, 여분의 튜브 — 모두 소모품이지만 당일까지 미루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셋째, 닳은 소모품은 교체하되 새 장비를 시험하지는 마십시오. 낡은 타이어, 얇아진 실내 타이어, 풀린 신발끈은 교체 대상입니다. 반면 새 웻슈트나 새 러닝화는 훈련에서 이미 길들여져 있어야 합니다. 경기 당일에 처음 신는 장비는 통증과 물집으로 이어집니다.
넷째, 그 대회만의 규칙을 확인하십시오. 같은 스프린트 거리라도 웻슈트를 금지하는 대회가 있고, 드래프팅을 허용하는 대회도 있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대회는 스프린트에서 드래프팅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회 이틀 전 — 잠과 코스 익히기
이날 밤이 대회 준비 기간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잠자리입니다. 대회 하루 전날 밤은 긴장 때문에 자기 어렵지만, 이틀 전 밤에 충분히 자 두면 다음 날 체력이 유지됩니다.
식사량은 훈련량이 줄었으므로 평소보다 늘릴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하프나 풀코스에 나선다면 탄수화물 충전을 이때부터 시작합니다. 탄수화물 비율을 높이고 지방과 식이섬유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개 36~48시간 전에 시작합니다. 처음 먹는 영양제는 경기 당일에 시도하지 말고 훈련 중에 미리 몸에 익혀 두십시오.
코스 답사도 잊지 마십시오. 마지막 구간, 특히 결승 지점과 마지막 자전거·달리기 구간의 도로를 직접 걸어 보거나 차로 다녀오십시오. 익숙한 지형이 심리적으로 훨씬 편합니다.
머릿속 훈련도 함께 하십시오. 수영 출발부터 트랜지션,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미리 그려 보는 것입니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경기 불안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대회 하루 전 — 물품 수령과 트랜지션 세팅
대회 하루 전의 주된 일은 물품 수령과 자전거 사전 체크인입니다. 국내 대회에서는 대개 전날 오후에 트랜지션 구역에서 자전거를 거치대에 걸어 두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당일 아침에 허둥대지 않으려면 반드시 미리 끝내야 합니다.
하루 전 확인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번호 표시: 몸통과 헬멧, 자전거에 번호를 붙입니다. 마커펜으로 직접 쓰거나 안전핀으로 고정합니다.
- 비 대비: 비 예보가 있으면 안장과 사이클 컴퓨터를 비닐봉지로 감싸 둡니다.
- 타이어 공기압: 자전거를 햇볕 아래 오래 세워 두면 공기압이 올라갑니다. 조금 빼 두면 다음 날 과도한 압력을 피할 수 있습니다.
트랜지션 공간은 사용 순서대로 배치합니다. 수영, 자전거, 달리기 순으로 진열하는 것입니다. 밝은색 수건을 깔면 비슷한 자전거들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기 쉬워집니다.
| 구분 | 챙길 것 |
|---|---|
| 수영 | 웻슈트(허용 시), 트라이슈트 또는 수영복, 고글(예비 포함), 수영 모자, 마찰 방지 크림 |
| 자전거 | 헬멧, 사이클화, 선글라스, 물병, 수리 키트(예비 튜브·타이어 레버·펌프), 다용도 공구 |
| 달리기 | 러닝화와 양말, 모자 또는 챙 |
| 공통 | 번호표 벨트, 기록 측정 칩(왼쪽 발목), 자외선 차단제, 수건 |
대규모 대회에서는 트랜지션 가방을 색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흰색은 경기 후 옷, 파란색은 수영에서 자전거로, 빨간색은 자전거에서 달리기로 넘어갈 때 씁니다. 대회 안내문을 꼭 확인하십시오.
가벼운 워밍업도 빼먹지 마십시오. 짧게 조깅하고 가속을 몇 번 넣어 심장을 깨우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짧게 자전거를 타 보며 기어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대회 전날 밤 — 일찍 눕고 마음을 정리하기
경기 전날 밤은 설렘과 긴장 때문에 잠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독서나 음악 감상, 텔레비전 시청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목표는 가능한 한 일찍 잠드는 것입니다. 수면 부족은 다음 날 판단력과 반응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이 심리학 연구의 일관된 결론입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경기 후 만날 계획도 정해 두십시오. 경기 중에는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회는 대개 트랜지션 옆에 대기 공간이 있어 가족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만날 장소와 시간을 미리 합의해 두십시오.
음식은 평소와 같게 먹되, 전날 갑자기 보양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몰아서 먹지는 마십시오. 소화되지 않은 채 아침을 맞습니다. 죽이나 부드러운 밥, 과일 위주로 간단히 먹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회 당일 아침 — 루틴과 순서
당일 아침은 정해 둔 루틴이 차이를 만듭니다. 훈련할 때와 같은 시간에 같은 아침 식사를 하십시오. 대개 출발 90분 전에 식사를 마칩니다.
출발지에 도착하면 이 순서로 움직입니다.
- 화장실 먼저 다녀옵니다 — 줄이 길어지기 전에 해결합니다.
- 번호 표시를 마칩니다 — 몸에 번호를 붙이는 일은 가장 먼저 처리해 분실을 막습니다.
- 트랜지션 동선을 익힙니다 — 붐비기 전에 물에서 나오는 지점부터 내 자전거 거치대까지 실제로 걸어 보며, 줄 번호를 세거나 눈에 띄는 지표물(현수막, 나무, 이동식 화장실 등)을 기억합니다. "파란 자전거 근처"로는 찾지 못합니다.
- 자전거를 최종 점검합니다 — 앞바퀴 방향, 페달 위치, 첫 오르막을 대비한 가벼운 기어, 사이클 컴퓨터 전원, 물병 충전을 확인합니다.
- 기록 측정 칩을 왼쪽 발목에 착용합니다 — 대회에서 제공한 경우입니다.
트랜지션 세팅은 간결하게 유지하십시오. 신발, 수건, 헬멧, 선글라스, 양말 — 이 다섯 가지만 두어도 충분합니다. 밝은색 수건 위에 한 줄로 늘어놓는 것이 기본입니다.
경험상 트라이애슬론 선수에게 가장 정신없는 구간은 수영에서 자전거로 넘어가는 T1입니다. 젖은 몸으로 웻슈트를 벗고 헬멧을 쓰고 사이클화를 신는 과정은 단계가 많습니다. 그래서 훈련에서 반드시 미리 해 봐야 합니다. 숙련된 선수는 고무밴드로 사이클화를 자전거에 걸어 두고 타면서 신는 방법을 쓰는데, 이는 연습이 충분히 된 뒤에 시도하십시오.
러닝화 안에 활석 가루를 조금 뿌려 두면 젖은 발로도 빠르게 신을 수 있습니다. 습한 여름 대회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마무리 — 완주자는 누구나 처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짚겠습니다. 당신은 결코 마지막이 아닙니다. 설령 마지막 완주자가 되더라도, 모든 완주자는 초보자로 시작했습니다. 달리기 구간에서 걷는 것은 완전히 정당한 선택입니다. 목표는 완주이지 기록이 아닙니다. 고글이 흐려지거나 물이 새면 잠시 물 위에서 떠서 고치면 됩니다. 당신의 기록을 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초보자 전용 스프린트 대회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참가 인원을 제한해 분위기가 훨씬 편안한 대회도 많습니다. 2026년 시즌 기준으로 국내 주요 대회는 봄과 가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10월이라면 내년 이른 봄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는 목록으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목록을 따르면서 여유를 잃지 마십시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완주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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