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에 아이언맨 70.3 세계선수권과 코나 풀코스 세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는 '더블'은 철인3종 최고의 이정표로 꼽힙니다. 이번 주말 프랑스 니스에서 70.3 세계선수권(여자부 12일, 남자부 13일)이 열리고, 약 4주 뒤인 10월 10일 하와이 코나에서 풀코스 세계선수권이 이어집니다. 두 대회를 같은 해에 휩쓴 선수는 역사상 단 4명뿐이며, 2018년 다니엘라 리프 이후 8년째 새로운 주인공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네 명의 전설이 남긴 기록

'더블'의 시작은 2011년 크레이그 알렉산더(호주)였습니다. 그해 70.3 세계선수권이 코나를 한 달 앞둔 시점에 열리면서 기회가 생겼고, 당시 38세였던 알렉산더는 코나에서 15년 묵은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듬해 린다 케이브(영국)가 두 번째 주인공이 됐고, 2015년에는 얀 프로데노(독일)와 다니엘라 리프(스위스)가 나란히 해냈습니다. 리프는 2015년에 이어 2017년과 2018년에도 정상에 서며 통산 3회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2018년 남아공 70.3 우승 6주 뒤 하와이에서 작성한 바이크 기록(4시간 26분 7초)은 아직도 깨지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티안 블루멘펠트(노르웨이)도 2022년 세인트조지에서 같은 시즌 두 세계선수권을 모두 품에 안은 적이 있지만, 두 대회가 한 장소에서 열린 특수한 일정이었던 터라 통상 '더블' 명단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더블이 어려운 이유

'더블'을 해낸 선수들의 증언은 이것이 단순한 체력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케이브는 "훈련의 90%는 중단 없이 주 단위로 실행하는 능력이고, 나머지 10%가 피크를 만드는 고강도 훈련"이라며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녀는 70.3급 스피드를 유지하는 훈련이 풀코스에서도 통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알렉산더는 "두 대회 모두 더위가 변수"라며 "철저한 일정 설계와 실행, 그리고 약간의 운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리프가 니스 70.3을 제패하고도 하와이에서 위장병으로 13위에 그친 사례는, 완벽해 보이는 선수도 한 끗 차이로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6년, 누가 문을 두드리나

올해 니스와 코나 양쪽 스타트리스트에는 두 대회 모두에 이름을 올린 프로가 43명(여자 28명, 남자 15명)이나 되지만, 현실적으로 양대 우승이 가능한 후보는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여자부에서는 디펜딩 풀코스 챔피언 솔베이그 뢰브세트(노르웨이)가 가장 유력합니다. 지난해 루키로 하와이 첫 도전 만에 정상에 오른 27세 선수는 올해도 텍사스와 함부르크를 제패했습니다. 3회 70.3 챔피언 테일러 니브(미국)는 지난해 코나에서 결승선 3.2km를 남기고 무너진 아픔을 안고 있으며, 2024년 니스 풀코스 우승자 라우라 필립(독일)과 코나 러닝 코스레코드(2시간 47분 23초)의 캣 매튜스(영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자부에서는 블루멘펠트가 단연 1순위입니다. 코나 우승만 남긴 그는 2022년 3위, 2024년 35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난해 70.3 세계선수권에서 3초 차 준우승, 풀코스 세계선수권 3위로 아깝게 '더블'을 놓쳤습니다. 디펜딩 풀코스 챔피언 카스퍼 스토네스(노르웨이)와 구스타브 이든도 니스에서 노르웨이의 힘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번 주말 니스의 우승자가 4주 뒤 코나에서 8년 만의 '더블'에 도전하게 됩니다. 철인3종 역사에 이름을 남길 주인공이 누가 될지, 두 대회를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