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 속도와 HIIT, 스피드 지구력을 만드는 두 축
저는 오랫동안 ‘천천히 오래’ 달리는 것만 고집했습니다. 덕분에 거리는 늘었지만, 정작 레이스 막판마다 페이스가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원인은 명확했습니다. 빨리 달릴 때 몸이 만들어내는 젖산을 처리하는 능력, 즉 스피드 지구력이 없었던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임계속도(LT) 훈련과 HIIT를 중심으로, 제가 정리한 스피드 지구력 훈련법을 공유합니다.
임계 속도, ‘편안하게 힘든’ 속도의 정체
임계속도는 젖산이 혈액에 쌓이는 속도가 제거 속도를 앞지르는 강도입니다. 그 경계선 아래에서는 계속 달릴 수 있고, 위로 넘어가면 몸이 천천히 멈춥니다. 러너스월드에 실린 코치의 비유가 와닿았습니다. 우리 몸은 바닥에 구멍이 뚫린 양동이 같은데, 임계속도 이하로 달리면 들어오는 젖산이 구멍으로 빠져나가지만 속도를 넘으면 양동이가 넘치고 결국 느려진다는 것입니다. 임계 훈련은 그 ‘양동이와 구멍을 키우는’ 작업입니다.
임계속도의 기준 수치는 이렇습니다.
| 지표
값 |
|---|---|
| VO2max 대비
8388% |
| vVO2max 또는 최대심박수 대비
8892% |
| 체감 강도(RPE)
78점, ‘편안하게 힘든(comfortably hard)’ 수준 |
| 유지 가능 시간
경기 기준 약 5060분 (1시간이 한계) |
제 경우엔 실험실이 없으니 필드 테스트를 씁니다. 워밍업 후 30분을 최선의 노력으로 달리고, 그 평균 속도를 임계속도로 삼는 방법입니다. 핵심은 전력 질주가 아니라 ‘1시간은 버틸 수 있으나 편하지는 않은’ 강도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실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더 빨리 가고 싶다”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임계 훈련을 인터벌 훈련으로 만들어버리는데, 그러면 젖산 처리 능력은커녕 회복만 늦어집니다.
임계 훈련 메뉴: 인터벌부터 스테디까지
임계 훈련은 크게 쉬는 구간이 있는 인터벌형과 쉬지 않는 스테디형으로 나뉩니다. 초보자는 5분 인터벌부터 시작하고, 적응하면 휴식 없는 스테디형으로 옮겨갑니다.
| 워크아웃
구성
포인트 |
|---|---|---|
| 5분 인터벌
6×5분, 회복 6090초
임계 페이스를 2030분 못 버티는 초보자용 |
| 8분 인터벌
25×8분, 회복 6090초
5K 선수는 2개, 마라토너는 45개까지 |
| 스테디 스테이트
2030분 연속
휴식 없이 낮은 강도의 불편함을 견디는 훈련. 인터뷰한 코치 3명 모두 추천 |
| 9마일 프로그레션
이지1→마라톤1→하프1→임계3→하프1→마라톤1→이지1 (마일)
지친 다리로 임계 페이스를 유지하는 레이스 시뮬레이션 |
프로그레션형은 마지막에 특히 고통스럽지만, ‘피곤한 상태에서도 페이스를 지킨’ 경험이 다음 레이스의 자신감이 됩니다. 마라톤을 노린다면 총 15마일(약 24km)이 넘는 더블디짓 프로그레션도 좋습니다. 이건 숙련자용이니,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HIIT, 미토콘드리아에 불을 붙이다
임계 훈련이 ‘버킷’을 키운다면, HIIT는 버킷의 펌프를 교체하는 훈련입니다. 10초~5분의 고강도 운동과 짧은 회복을 반복하는 방식인데, 효과가 놀랍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30초 전력 스프린트 4회(총 2분)가 30분 중강도 운동만큼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했습니다. 24주간 지속하면 VO2max가 최대 46%, 8주 후에는 1회 박출량이 10%까지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운동생리학자 폴 라우르센의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구력의 기반은 미토콘드리아 용량”인데, 저강도 장거리는 미토콘드리아의 ‘숫자’를 늘리고, 고강도 훈련은 미토콘드리아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잘 훈련된 사이클리스트도 주 2회 인터벌을 36주 하면 VO2max와 지구력이 24% 개선됐습니다. 이미 체력이 좋은 사람도 HIIT에서 얻을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HIIT의 무기는 세 가지입니다.
- 롱 인터벌: 1~4분, VO2max 구간(최대심박 약 95%) — 긴 노력에서 처지는 경우
- 숏 인터벌: 10~60초, VO2max의 약 120% 강도 — 스피드 지구력 강화
- 스프린트: 3
8초 또는 2030초 올아웃 — 피니시 킥용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역피라미드입니다. 하드 3분→회복 3분, 2분→2분, 1분→1분으로 줄여가고, 2분 휴식 후 1~2회 반복합니다. 시간이 짧아서 ‘오늘은 뛸 시간이 없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습니다.
스피드를 받치는 힘과 참을성
마지막으로, 스피드 지구력은 달리기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플라이오메트릭스 같은 폭발적 운동은 러닝 이코노미(효율)를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파워는 힘과 속도의 결합이니까요. 덤벨 스내치, 점프 슈러그, 힐을 든 스피드 스플릿 스쿼트 같은 동작을 30분 미만으로 묶은 파워 워크아웃을 주 1회 넣으면, 언덕과 피니시에서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단,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잭 대니얼스 코치는 “같은 워크아웃을 매번 더 빨리 해야 한다는 강박이 가장 큰 적”이라고 말합니다. 몸이 적응하기 전에 강도를 올리면 과훈련과 부상만 따라옵니다. 진짜 진보의 신호는 ‘같은 속도가 점점 쉬워지는 것’입니다. 몇 주 전엔 버거웠던 8분 인터벌이 편해졌다면, 그때 강도를 올려도 늦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스피드 지구력은 세 층으로 쌓입니다. 임계 훈련으로 젖산 처리 용량을 키우고, HIIT로 미토콘드리아를 강화하고, 파워 운동으로 지면 반력을 늘리는 것. 저는 이번 주부터 8분 인터벌 3개로 시작해 6주 후 5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편안하게 힘든’ 속도가 처음엔 감이 안 왔지만, 30분 필드 테스트부터 시작하면 생각보다 빨리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6 Lactate Threshold Workouts to Build Speed Endurance and Race-Day Confidence · What You Need to Know About Threshold Training · The Ultimate Guide to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for Runners · Race-Ready Strength: Power Workout
